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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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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바람


BY 수련 2005-05-10

1,

봄 바람과 함께 엊그제 배운 유익종의 노래를
흥얼거리며 동네 화원에서 마가렛분을 몇개사서
베란다에 가져다 놓았답니다. 봄이 되면 제일 먼저
마가렛을 사거든요. 이웃이나 친구집에 놀러갈때도
선물로 잘 사들고 가는 꽃이 이 마가렛이랍니다.

아쉬운건 화분에서는 한 해살이가 되어 꽃을 다 피우고
나면 시들어버려서 서운하게 만들기도 한답니다.
이 다음에 마당이 있는 집에 살게되면 한 켠에다 마가렛을
잔뜩 심을려고 단단히 마음을 먹고 있어요.ㅎㅎㅎ
땅에 심어놓으면 해 마다 봄이 되면 다시 고개를 내밀거든요.
이틀동안 봄 햇살을 맞으며 손에 흙을 묻히면서 빈 화분에다 꽃도 심고
녹색잎이 무성한 키 작은 벤자민도 사다 심었어요.

지난해 교육가면서 여러 종류의 많은 화분을 이웃에 골고루 맡겼는데
다시 내려오면 돌려준다고 했지만 막상 달라는 말이 안 나오네요.
그냥 선물했다고 포기하고 다시 베란다에 나의 작은 정원을 꾸민답니다.
베란다에서 키우기 알맞은 화초들만 가지고 아기자기하게
만들어서 다음에 사진으로 올려서 보여 드릴께요.
베란다를 꾸미는데는 일가견이 있거든요.ㅎㅎㅎ

화분을 만지고 있으면 점심도 굶고 몇시간이고 화초앞에서
살아요. 하루종일 허리가 아프도록 베란다를 예쁘게
꾸며놓아도 무뚝뚝한 경상도 우리집 남자는 베란다에 있는
의자에 앉아서 담배를 피우면서도 예쁜꽃들이 눈에 들어오지를
않는지 아는 채를 안하네요.진짜 밉상이랍니다.

 

 

2,


 메마른 대지를 촉촉이 적셔준
단비가 밤새 내렸어요. 화려한 옷을
입은 벚꽃나무들의 꽃잎들이 짓궂은
봄비에 눈 꽃잎이 되어 걸음걸음 발 밑에
흩어져있어 아파 할까봐 피해 가다보니
지그재그 이상하게 몸을 흔들게 되어
누가 볼 새라 뒤꿈치를 들고 얼른 뒷산 언덕으로
후딱 뛰어갔어요.

물을 머금은 흙 냄새가 코를 향그럽게 만들더군요.
바구니 하나들고 한 손에는 과일칼을 들고
집을 나섰습니다. 누굴 살인(?)하러갔냐구요?
아니요. 쑥 캐러 갔습니다요.ㅎㅎㅎ
봄비에 먼지가 깨끗이 씻기어
진 초록빛을 띠고 건드리면 진한 향기를
품어내는 쑥을 차마 칼로 건드리기가 애처로웠지만
어쩝니까 저도 먹고살아야지요.ㅎㅎㅎ

그 옆에 보라색 날개를 펴고 앙증맞게 고개를
내밀고 있는 제비꽃이 내 손을 더디게 만들었지만
허리춤의 맨살이 시리도록 엎드려 한~ 바구니를 캤대요.
오늘 저녁 집안 가득 쑥 냄새를 풍기며
쌀뜨물에 된장을 조금 풀고  조개를 넣어 쑥국을 끓이렵니다.
반은 남겨놓았다가 쌀가루를 섞어 쪄내는 경상도식
일명"쑥 털털이"를 만들어  우리영감하고 밤참으로 먹을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