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쩍 요즘 들어 성적비관으로
우리 아이들이 하나밖에 없는 귀한 생명을 던져버린다.
오늘 아침의 신문에 "나도 죽고 싶어"라는
대문짝만한 글을 보면 가슴이 찢어지는 듯한 통증을 느꼈다.
한참 생기가 돋을 아름다운 청춘을 누가 이렇게 아프게 만드는가.
저주의 17세, 고등학교 일학년들이 대학에 들어가는
2008년도 입시제도에 내신비중이 커지면서
중간고사를 치른 근래에 아이들의 원성은
교육인적자원부 인터넷 홈피를 도배하다시피하여 한때 접속이
끊기기도 했단다.
수업중에도 옆자리의 친구가 볼까봐 책을 가리고 공부를 하고
공부잘하는 아이들의 사물함을 뒤져 불에 태워버린다는
인성교육의 막다른 끝을 보는 마음은
자꾸만 누가, 누가 , 왜... 울분이 치솟는다.
내 아이들은 이미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을 하였다.
당시 큰 애가 중 3일때 인문계 고등학교 들어가기 너무 힘들어
인근 市로 전학도 하고 새벽에서 자정이 넘도록
공부하다보니 정작 고등학교에 들어가서는
지쳐서 고등학교 일학년때는 전체적인 성적이 떨어지는 기현상도 있었다.
물론 그 때에도 내신이 있었다. 그래도
수능점수의 비중이 커기 때문에 주말이면 친구들과 탁구장도 가고,
영화도 보고 노래방도 가는 작은 여유도 부렸고,수능위주로 공부를 많이 했던 것같다.
그러나, 후에 아들이 취업을 할 때 초,중,고등학교때의 생활을
써내는 리포트를 우연히 문서함에 저장 되어있는것을 보았는데
중 3 부터 고등학교때의 생활은 공부외에는 추억에 남는게
별로 없다고 쓰여진것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
탁구장,영화관,노래방을 같이 가지 않으면
왕따를 당하기 때문이었다는 ....
두 살 터울인 작은 아이때에도 고등학교,대학 진학은 여전히
치열한 경쟁을 격어야했고, 작은 아이는 재수까지 하였다.
수능 시험장에 들어간 아이들을 기다리며 엄마들끼리 모여앉아서
나누었던 이야기가 기억난다.
'갈수록 아이들도 적게 낳아서 몇 년 지나면 대학인원을
채우지 못해 각 대학에서 아이들을 모셔간대나.
정부도 일류대학서열을 없앤다니까 앞으로는 수월해 지겠지.....'
그러나, 그 후 초등학생까지 과외를 받아야하는 현실에,
중,고등학교에서 학급비명목으로 돈을 거두는 관행은 여전하고,
일류대학의 서열은 취업 때 악랄하게 반영된다.
교육부장관이 바뀔때마다 새로 만든 입시제도에
골탕을 먹는건 수험생들과 학부모들이었다.
오히려 그 때가 더 나았다는 말이 된다.
왜 그리 쉽게 제도를 바꾸는가.
일선교사들도 교육부의 변덕에 넌더리가 쳐 진단다.
그들의 아이가 현재 수험생인가. 아니면 앞으로 수능을 치를 학생이 있나.
아니다. 그들의 자식들은 수능하고는 거리가 멀다.
이 나라의 교육제도가 싫어서 유학을 보내고,아니면 이미 대학을 졸업하고,
수능하고는 전혀 상관이 없는 사람들이라 현 학부모들의
심정은 헤아리지못하고 너무 쉽게 제도를 바꾸고, 또 고집을 피우는건 아닌가.
'죽고싶은 고1, 89년생 저주받은 운명들이라며 '피 말리는 경쟁'속에서
울부짖는 우리 아이들이 너무 불쌍하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내 귀한 아이들을 누가 이렇게
좌절하게 만들고 아름다운 17세를 짖밟는지 너무 밉다.
수능이 끝나고 나면 많은 아이들이 점수때문에
목숨을 버렸을 때 그 부모의 망연자실한 모습은
우리사회의 썩어버린 성적위주의 병폐를 여실히 드러냈다.
어른들이 만들어낸 데모 만연이 되버린 나라에 이제
고등학교 일학년들이 전국적으로 대규모시위를 벌이잔다.
만약 그런 일이 벌어진다면 누가 그 아이들을 말릴 수있을까.
아니, 고 1뿐만 아니라 학부모들도 가세하고, 할머니 할아버지도
가세하여 온 나라가 입시제도를 비난하는 시위를 벌여 세계적인 가십거리가 될것이다.
너무 잘나서, 너무 똑똑해서 높은 자리에 앉았을 텐데,
조카뻘,손자뻘 되는
17세 아이들의 분노를 다둑일 해결책을 찾지못하는가.
오늘 아침 신문을 보고 구겨진 마음처럼 애궂은 신문을
접고 또 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