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날은 참으로 바람도 잘 불어대는 날이었다.
밖에 나가기를 꺼리다가 할 수 없이 나가게 되었다.
나갈 일이 있어 몸도 불편했지만 나갔었다.
난 원래 길을 걸으면서 이것 저것 보는것을 좋아한다.
이것저것을 보다보면 참으로 즐거운 일도 많다.
즐거우면 혼자 웃기도한다.
그 날 따라 바람이 불어제끼기에 옷도 좀 따뜻하게 입고는 지나는길에
아파트 담장을 따라 걸어갔는데,
갑자기 그 담장 위에서 낙엽 하나가 몸을 던졌다.
던지긴 던졌건만 벽을 그대로 타고 내려오는게 아닌가?
처음 보는 광경에 난 놀라고 말았다.
어쩜 벽을 그대로...타고 내려오던지
건너뛰며 내려오길 바라며 바라보아도 똑바로 면을 타고 내려오는 낙엽에
혼자 웃으며 땅에 내려올때까지 바라다보았다.
사람이 다이빙을 한대도 그렇게 내려올 수 있을까? 벽면을 빈틈없이 따라 내려오는 모습에
'그 녀석 참 미끄럼도 잘타네..'라며 혼자 생각하였다.
가던 길을 멈추어 서서 그 광경을 다 보고난 후 다시 가던 길을 가는데,
왜그리도 웃음이 나던지..너무 재미있어 다시 돌아서서 생각하며 그 곳을 바라보았다.
마치 나 혼자 좋은 구경 다 한 모냥 즐겁기만 하였다.
그래서 웃고 또 웃었다.
걸으며 생각해보니..
우리가 모르는 중에 그런 즐거운 모습들이 참 많이도 숨어있구나 싶었다.
동물들의 관찰을 카메라에 담아 방송국에 보내는 사람들의 동영상을 보면서
즐거워 박장대소하며 웃기도 했었는데.....
우리는 즐거운것이 없다고들 하지만,
즐거움을 찾지를 못하는거지 즐거운 일이 없는건 아니라는 생각을 해봤다.
어찌보면 애들이나 좋아할 일을 나이들어 그렇게 하는것이 좀 우습기도 하지만,
그러한 광경들이 내겐 참으로 즐겁기만 하다.
그 녀석이 벽면을 똑바로 타고 내려오는 모습이 눈 앞에 펼쳐지는데 신기하고
웃음이 나오는걸 어떡하나?^^
자연에도 즐거움은 있었다.
아름다움만 있는게 아니라 그 아름다움 속에도 즐거움은 숨어있었다.
작은 즐거움에 커다란 기쁨을 맛보았다.
그러고보면 눈이 밝다는건 참 좋은것이다.
눈이 밝지 못하면 그 즐거움도 내겐 없었을테니까 말이다.
눈이 밝으며,귀가 잘 들리고,손 발이 정상이고,걸어다닐 수 있다는건
가장 기본적인 기쁨인 것이라는 생각이든다.
가장 기본적인 것에서 기쁨은 시작된다는 생각도 든다.
우리는 기본으로부터 시작되는 기쁨들을 잊고 살때가 종종있다.
벽면타고 내려오는 다이빙쇼 다시 한 번 보고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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