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분의 정원에 가보니
봉숭아 씨앗 주머니가 벌써 가을을 재촉하고 있더군요.
노란 겉껍질의 색깔을 보니 저 쯤이면 씨앗이 잘 터지겠구나 싶어
손으로 톡 건드리니 아니나따나 순간적으로 터져버리더니...
내 귀에는 저 멀리서부터 정태춘 박은옥씨의 봉숭아가 들려오는 듯 했습니다.
잘 터져버린 봉숭아 껍질속에는 짙은 갈색의 씨앗들이 실타래라고 보긴 그렇지만,아뭏든 중심줄기에 붙어 서로를 애워싸고 있었습니다.
마치 어떤 중력에 의해 붙어 있는 듯이 말입니다.
그러고보니 껍질 모양새가 어찌보면 양파를 잘라 놓은듯도 하고..
어찌보면 물음표를 따닥따닥 붙여 놓은 듯도 하고
또 어찌보면 귀고리들을 붙여 놓은듯도 하더란 말입니다.
보면 볼수록 신기하고 어여쁘더란 말이죠.
봉숭아..그러면 왠지 손톱 물들이는 것에만 눈길이 가지만,
사실 씨앗이 담긴 씨앗주머니도 봐줄만합니다.
세인들의 시선이야 약간은 고정관념 속에 살기도 하지만,
새롭고 신선하며 관심을 붙 일 수 있는것은 여러가지랍니다.
아침에 피었다가 저녁에 지는 꽃은 꼭 나팔꽃일 경우만이 아니구요.
고정관념이 낳은 병폐라고 한다면,
그것으로 인해 또 다른 어설픈 낭설이 수북히 쌓여간다는거죠.
얼마전에 제가 아는 분의 정원에 또 다른 식물이 자라고 있었죠.
제 기억으로는 아마 한 달 이쪽저쪽이 되지 않나 싶습니다.
벼 포기를 마치 논배미에 심어 놓듯 그렇게 정원 한쪽의 통 속에 심어 놓으셨더라구요.
저는..설마 저 포기들이 벼이삭을 만들 수 있을라구 라며 그렇게 생각했었죠.헌데 그것이 벼이삭을 틔우고 꽃을 피우더란 말입니다.
나의 고정관념은 수확을 얻지못하였던 것 입니다.
고정관념....
그것은 자연의 이치조차도 신비로움에의 길을 차단하는 길이 아닐까 생각해봤습니다.
봉숭아 씨앗 주머니를 하나 하나 떼어서 어린아이 손가락에 끼워줘보세요.
고정관념 하나가 새롭게 변신하는 순간을 함께 하시는 최초의 분일 것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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