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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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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쓰는 편지


BY 천성자 2006-08-11

글 이란게 그렇더라.

내가 다 정리해서 제대로 맞춰 틀에 끼워도

맞추고나면 또다시 드러나는 수정할 부분들이 옥의 티처럼 내 마음을 걸리적거리게 하더라.

한 번을 훑어보면 한 번의 수정이 필요하고

두 번을 훑어보면 두 번의 수정을 해야하는 것이 글이지.

또한 글이란 읽는 입장이 아닌 읽는 입장으로 써야

좀더 겸손하게 쓸 수 있고 조심스럽게 쓸 수 있더라.

활자에서 빠져나온 글자만 넣는다고 글이라 명명하며

글자들을 생각순으로만 나열을 하면 나열된 글자는 나열의 의미만 가질 뿐

교만의 숨을 뱉어내고 결국 겸손은 꽁무니만 보이는 허영의 글이 되지.

삶의 이야기들을 적어내리기보다는 뱉어내는 작업에 충실하지 않았나 생각해보렴.

뱉어내는건 배설이요 적어내리는건 기록이야.

어디에서 읽었는데....어렵게 써서 쉽게 읽히는게 수필이라더구나.

아는 것 들은 것을 그대로 적용한다고 글을 잘쓰는건 아니야.

너를 얼만큼 잘 표현하느냐는 것이 관건이겠지.

글을 쓸때에 냉정함만 있다고 진리탐구만 한다고 좋은 글이 아니야.

사물과 사물 사이에 사람과 사람사이에 보이지 않는 공기가 그 공간을 채우고 있듯이,

냉정함, 따스함, 진리탐구, 인간미, 부족함, 아쉬움이 조금씩 있어도 괜찮을거야.

글을 쓰다가 수정을 하게 되는 이유가 뭔지 알아?너무 잘쓰려고 하니까 그런거야.

마음이 훑어내려가는 데로 그렇게 물 흐르듯 써 내려가는 작업이 필요해.

글을 쓸때엔 언제나 어린아이로 돌아가도록해.마음에 무거운 짐 하나 갖지말고

그렇게 마음이 후련한 상태에서 글을 쓰는 습관을 가져.

힘들때에 쓴다든가,아플때 쓰다보면 우울의 글을 쓰는데에만 습관이 젖어버리거든.

마음을 풀어내는게 아니라 마음에 나를 가두는 셈이지.

언제나 글을 쓴다는 생각으로 쓰도록해.

하소연이 아닌 학교에서 선생님과 공부하는 맘으로 그렇게 말야.

아침이 내게도 오는구나.

이 아침 나와 닮은 너에게 이 편지를 보낸다.답장을 기다린다.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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