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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줌마 댄서 ( 19)


BY 명자나무 2004-02-17

호연이 할머니 , 연아 엄마. 그리고 성자엄마는
우리 미용실 개시 손님이다.

돈주는 손님이 아니라 문을 열면 커피손님 일등으로 들어선다.
커피를 한잔 걸쭉하게 마신후에
딱지를 붙이러 나간다.

설비나 건축일을 선전하는 스티커를
그 언니들은 딱지라고 부르고 있다.
하루하루 동네를 정해서 날마다 붙이는게 언니들의 일이다.

오늘은 일을 일찌감치 끝내고 와서
옆집" 실내 포장마차" 에서 계를 하고 있다.

오십대후반이나 육십대 초 중반 아줌마들이
식사도 하며 한잔씩 걸치기도 하는지 아까부터 소란스럽다.

더러 아는 언니들은 그 자리가 너무 버겁거나
혹은 잠시 쉬고 싶을때면 슬쩍꿍 우리집에와서
커피를 달라기도 하고 한모금 담배를 피우고 가기도 한다.


오후가 되니 화장도 다 지워졌고
얼굴도 번들거리는것같아서 잠시
거울을 보며 화장을 고치고 있는데
호연이 할머니와 연아엄마가 들어오셨다.

"커피한잔 드려요?" 하는 말끝에
오늘은 술이 얼근한지 냉커피를 달라고 한다.

냉커피는 있지도 않은 걸 달라하시니..
VIP손님 드릴려고 짱 박아둔 캔커피 두개를 따서
손에다 쥐어주고나서
아직 못다한 화장 고치기 마무리를 하고있었다.


아줌마들이 주로 애용하는 미용실 분위기상
거의 유선 방송에서 하는 텔레비가 늘상 틀어져있다가
손님이 없거나 젊은손님 , 혹은 학생이 오면
최신가요나 흥겨운 노래를 틀어주곤하는데

손님이 빠져나가고 잠시 한적한 시간이 되어서 텔레비를 끄고
카셋트에다가 "브리티니"의
씨디 한장을 걸어놓고 약간 소리를 높여서
듣고 있었다.

노래가 흥겹게 나오자 호연이 할머니가
달라는 커피는 먹지도 않은채
덩실덩실 춤을추기 시작했다.

손자가 있으니 할머니지, 사실 외모는 중년 아줌마 이다.
덩실거리다 이젠 스스로 흥이 돋았는지
이리저리 뛰면서 아주 묘한 포즈로 춤을 추기도 하고
난리 부르스다.

따라온 연아엄마는 우스워 죽겠다며
데굴데굴 구르면서 박수까지 쳐주고 있다.

호연이 할머니는 춤추다 말고 소리가 작다며
볼륨을 높이라고 닥달을 한다.

신호대기에 걸려서 있는 버스안에서
이 진귀한 풍경을 놓칠리없는
사람들이 모두 쳐다보고 있다.


달리 할일도 없고 ,
같이 박수를 칠수도 없고,
남새시럽기도 해서 자꾸만 얼굴에 분칠만 덧바르고 있다.

한참을 흔들은 호연이 할머니
얼굴에서는 땀이 뻘뻘난다.

그제서야 다 식어서 뜨드미지근해진 커피 한모금 마시더니
훌쩍 말도 없이 나가버린다.

내일아침 커피마시러 출근하셨을때
춤실력이 장난이 아니더라고 말해주면,

호연이 할머니 ,
술먹고 댄서 된거 기억이나 하실려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