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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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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덤가에서


BY 가시나무 2003-10-01

차가운 새벽공기 가르고
네 무덤을 찾는다.
비틀린 나무 묘비 앞에
흐드러진 안개꽃 쏟아놓고
내 가슴에 살아있는 널 듣는다.

나무 묘비 벌어진 틈새에 노래를 새기고
투명한 소주를 넘치게 따른다
한 잔은 무덤 속에 갇힌 너를 위하여
또 한 잔은 술잔에 갇힌 나를 위하여
나머지 한 잔은 갇혀있는 또 다른 영혼을 위하여

무덤에 갇힌 자의 고독을 들을 수 없고
술잔에 갇힌 자의 슬픔을 보일 수 없어
마비된 목젖에서 피비린내 밀려 올라온다.

이미 술은 술이길 포기한 것은
마셔도 마셔도 취할 수 없음이고
이미 노래가 노래이길 거절한 것은
소리되어 들려낼 수 없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