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더워 입맛도 없어서 모처럼 김밥을 쌌다.
속재료는 청오이를 돌려깍기 해서 채썰어 소금에 절여 짜서 볶고, 당근채도 볶고 햄도 볶고, 계란은 두툼하게 말이로 해서 썰고 단무지까지 다섯가지만 간단하게 준비했다.
고슬하게 지은 밥에 꽃소금과 참기름을 넣어 비비고 김밥을 말았다.
아들이 먹다가 김밥에 밥이 많이 들어가서 마음에 안 든다고 밥 양을 줄여달라고 했다.
김밥이라면 반찬가게 할 때도 싸기가 무섭게 나가던 인기상품인데 딴지를 걸어오니 부아가 치밀어 먹거나 말거나 내 방식대로 쌌다.
큰애가 군 복무시절 면회갔을 때도 밥은 비벼서 보온상태로 가져가고 속재료는 따로 가져가서 면회실에서 즉석김밥으로 싸서 먹였던 음식이다.
보초 서는 장병들까지 먹인 음식인데 그 정성을 다 잊고 이제는 지 주장이 강하다.
앞으로 수제김밥은 당분간 안 쌀 거다.
애가 덜 먹는 바람에 나만 포식했다.
별 것 아닌 걸로 음식마다 딴지를 거니 이제는 음식 만드는 게 겁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