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갑 서랍엔 1994년도 수첩이 있다 __5.26 파마 __94.6월 간염 면역 생겼다.5년후 백신 접종 --11.27 아침..수도 금침.0009 5년후 간염 접종은 희망 사항이 되버린 울 엄마의 수첩 각장마다 무에 그리 꼼꼼하게 적어 놨는지 우리 시댁 전화 번호로부터 시작해서 우리 앞집 전화 번호 까지 벼룩 시장 나오는 요일 대구 떠나올때 그 동네 통장 댁의 전화 까지.... 이 수첩은 마지막 남은 흔적이다 딸아이가 유치원 졸업하기 한달전에 엄마를 보냈으니 형제들 아무도 모를 것이다 엄마의 글씨체가 어떠 한지를 엄마의 파마 날짜도 어느 병원에서 무슨 검사를 하였는지도. 집안 구석구석 쌓인 것을 싫어 하는 습성 조차도 이것만은 버리지 못하였다 마음 속에 떨어져 나간 종소리 라도 들리는 듯 하면 진통제 찾듯이 이것을 본다. 며칠전 언니랑 통화 하면서 만약에 아버지,엄마가 살아 계신다면 어떠했을까란 말을 하면서 못내 웃음으로 결론 내렸었다 그 때 잘 가셨다고.. 그말 하면서 얼마나 많은 유리 조각이 가슴을 뚫고 나오는지. 상처는 남은 자의 몫이다 빛바랜 낡은 영사기 돌듯이 그 모든것이 흐릿할지라도 엄마의 휑한 동공과 아버지의 항암제 부작용으로 인한 오락가락 하던 그 총기까지도 추억을 짐진자의 서글픈 샘이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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