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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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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고대하던 아들....


BY 평사 2003-09-27

세월은 지금이나 그때나 말없이 잘도 흘러간다

아이들의 눈에 세월이 보일까?

아이들의 마음에 세월이 담겨지기나 할까?

복남이의 떠나간 참으로 쉽게 잊히운것 같았다

여동생의 울음소리가 점점 복남이의 자리를 잊히우게 하였다

 

 

 

계절이 앞다투어 바뀌던 어느날 별로 말씀이 없으시던 어머니께서 하루종일을 방에 누워 계셨다

외할머니께서는 잔뜩 화나신 모습으로 방과 부엌 그리고 좁은 마루를 바쁘게 드나드셨다
어머니는 방에 계시고 아무도 못들어 오게 하셨다
나는 긴털옷을 입고 있었고 나의 동생과 함께 웃방에서 호기심으로 안방을 기웃 거렸다



하루가 거의 넘어갈 무렵에
안방에서는 아가의 울음소리가 들려 왔다
할머니의 힘찬 소리도 들려 왔다

"아들이다!"
어서 아버지께 연락을 하라는 할머니의 소리 그리고 분주한 수선스러움이 12월 겨울의 저녁을 아주 바쁘게 몰아 내리고 있었다



나는 돌계단층에 추운줄도 모르고 주저 앉아 어서 아버지가 오시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해가 기울고 하늘은 어둠이 스믈거리며 내리고 있었다
아버지의 손에는 생각하건데 아주 길다란 미역이 가득들려 있었다
얼굴에는 환한 웃음이 가득 번지고 있었다
엄마와 태어난 아가는 아버지의 마음에 매우 흡족한 웃음을 만들어 드렸다



기다리던 아들
우리집에도 남자 아기가 생겼던날
먼저 세상을 떠난 복남이는그 사내동생으로 인하여 모두 잊히웠다
그리고 새로 태어난 남자 아기와 엄마의 수고를 기뻐 하기에 충분했다
아마도 몇일을 나는 아기를 볼수 없었다
안방에 아무도 들어가지 말라고 하셨고 외할머니 그리고 아버지만이 들어가셨다.



그렇게 아주 한참을 지난것 같다
아기를 보던날 나는 아기가 신기했고 예뻣다
작은 고추
처음 보는 고추를 신기해서 자꾸만 보고 또 보고 싶었다
그리고 어버지께서는 매일을 해가 넘어가기전 일찍 집에를 오셨다



두언니 그리고 나 여동생은 남동생을 아주 아껴주어야 했고 조심스러워 했다
아버지의 희망을 받으며 어머니의 한을 풀어준 아이 남동생 그아이의 이름을 아버지께서 철희라고 지었다
철희와 나는 다른 형제 보다 매우 친했고 나를 매우 잘 따랐다
늘 나의 작은등에 업히웠던 철희는 나의 전속된 동생처럼 많이 그애를 위한 시간을 갔었으며 그 시간은 늘 즐거움 이였다



그애가 처음으로 더듬던 음성으로 누나! 하고 나를 부르던날의 기쁨은 지금도 잊을수는 없다
아버지의 손에 들렸던 미역이 거의 다 사라질때까지 어머니는 방에서 아무일도 하시지 않으셨고 철희만을 위한 시간을 갖었었다
아들을 기다리는 아버지의 배려가 어머니를 그렇게 하도록 했었기에
지금도 나는 철희를 기억 하면 눈시울이 뜨거워 진다.



나중에 이야기 하겠지만 철희는 서른이 되던해 뇌수막염으로 뇌수술을 두번 받은후 두해동안 자신의 위치를 잊고 살았다

꿈결속을 거니는 사람처럼 순간순간 자신의 나이를 잊고 자신의 모습을 기억해내며 살았었다



나의 아버지 어머니의 가슴에 아픈 대못을 박고 나의 마음에도 아주 커다란 대못을 쿵쿵 박아놓았던 철희는 그렇게 아픔으로 제정신을 찿지 못하고 이 세상을 떠났다
떠나기 2틀전에 나는 그애의 몸을 이승에서의 마지막을 알기나 하듯이 정성을 다하여 닦아 주었다
말도 못하던 철희는 그때 분명한 입술 모양으로 내게 자신의 마음을 전해 주었다



"누나! 정말 고마워!"라고.................."



아버지의 미역 한묶음
그희망을 철희는 자신이 태어난 후 서른해를 넘기지 못하고 그달 11월이 가기전에 그렇게 미역속에 넘치던 아버지의 웃음과 기대를 함께 갖고 떠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