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바로 아래로 1년 터울의 여동생이 생겼다
그애의 이름을 복남이라고 불렀는데 아마도 아버지께서 남동생을 고대하는 마음에 그렇게 지었다는 것을 아주 늦게야 알았다
그애는 늘 방안에 얌전하게 누워만 지냈다
별로 칭얼대거나 울지도 않았던것 같다
복남이가 늘 아랫방 아랫목에 누워 있었는데 다시 어머니께서 복남이와 1년 터울의 여동생을 주셨다
그 아이는 늘 앙앙앙 울어댔다
복남이는 여동생이 있음을 아는지 아주 작게 울음소리를 들려 주었다
나는 늘 돌계단을 오르내리며 놀고 있었다
그 돌계단을 오르내리며 듣는 아가의 울음소리 그 소리는 나에게 두명의 동생이 있다는것을 상기 시켜 주었다
그러던 어느날 울음소리가 잦아 들었고 어머니의 눈에는 붉은빛이 물들어 있었다
그 다음날 아랫목에는 나의 동생이 곱게 누워 있었다
움직이지도 않았고 울지도 않았으며 반듯한 예쁜모습으로 하얀옷을 곱게 입고 있었다
가만히 들여다보니 입에는 하얀솜이 꽃처럼 꽃혀 있었다
귀에도 하얀솜이 꽃처럼 꽃혀 있었다
왜 입에 하얀솜이 물려 있는지 귀에 하얀솜 꽃혀있는지 알려고 하지 않았다
그애의 모습이 꼭 하얀옷을 입고 눈을 감고 있는 아기천사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나는 동생이 자라면 정말 아주 재미있게 잘 데리고 놀아 주리라 생각을 하고 늘 다짐을 했었다
층계도 업어서 오르내리며 돌계단 사이에 피여나는 예쁜꽃으로 예쁜 꽃보석도 만들어 주리라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복남이는 그날 오후에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나는 복남이가 어디 갔을까?
하며 궁금햇지만 물어볼 용기가 없었다
어머니의 모습
어머니의 입가에는 아주 무거운 쇠뭉치가 달려있는것 같았다
그날 어머니께서는 한마디의 말씀도 없었던것으로 기억이 된다
일년을 살았을까?
어머니의 울음은 겉으로는 알수 없지만 속으로 울음을 우셨으리라
하얀옷 그리고 하얀 몹시도 하얀피부의 동생 복남이는 그렇게 나의 기억속 마당가에 남겨졌다
이제 나는 가끔씩 복남이를 기억하며 그애를 위한 기도를 드린다
일년도 살지 못하고 그렇게 하얀모습으로 우리의 곁을 떠난 나의 예쁜 천사동생
아주 많은 세월이 지난후 알았다
복남이는 약하게 태어났고 제대로 어머니의 젖을 먹지 못했으므로 일찍 세상을 떠난것임을 아주 나중에야 알았다
나의 기억속 마당켠에는 복남이의 모습이 늘 그렇게 예쁜 하얀옷 그리고 하얀 아가천사의 모습으로 남아있다
간혹 불려지는 노래
"복남이네 어린아이 감기 걸렸네!
에취!"
이 노래를 듣게 될때면 하얀천으로 몸을 감싼 나의 동생 복남이가 생각이 난다
딸만 내리 다섯을 두셨던 어머니께서는 무슨 죄라도 지은냥 늘 침묵으로만 지내셨던것 같다
외할머니께서도 늘 무언가 언짢은 그런 모습으로 우리집에 오셨다
입에는 하얀솜으로
코에도 하얀솜으로
두 귀에도 하얀솜으로
그 작은 몸에도 하얀천으로
그렇게 하얀 모습으로 내마음에 남겨진 나의 동생 복남이
수많은 세월이 흐른뒤 내가 아이의 어머니 자리에 있게되니 복남이의 모습이 가슴이 아리게 기억속으로 살아난다
이세상 미련 떨치라고
이세상 모든 소리 미련 듣지 말라고
이세상 보여지는 모든것 보지 말라고
이세상 모든 향기 맡지 말라고
그냥 새로운 저세상 그 길만 바라보고 가라고
그래서 그렇게 두눈과 귀와 입을 모두 꼭꼭 막아주는것 이라고....................
****밥푸는 여자님!
저의 글 답글을 주심에 감사 합니다
늘 넉넉한 님의 시간이 되시길 인사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