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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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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BY Blue By Nature 2003-09-02

자정을 넘긴 시간..

준수의 기침소리가 들려서 내일은  내과에 다녀와야 겠다.

감기가 유행이라고 하던데 오랫만에 가는 병원이니 약 한번만 먹고 뚝딱 감기가 떨어졌으면

좋겠다.

요즘 큰애가 너무 힘들거 같다.

학교에서 피아노학원에 갔다가 가방 던지고 다시 공부방으로 가서 오늘은 여섯시가 넘어서

집에 돌아왔다..

간식으로 준비해둔 고구마를 먹을 시간도 없이 저녁을 먹여야 할 시간이니..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와서는 그거 읽고 싶어서 일기를 쓰다가도 들쳐보구 하는 모습이

미안하고.."하지 말아라" 소리보다는 "그만 자라"는 소리를 더 하게 되는게 요즘 나의

모습이고 내 딸의 모습이다.

 

전인교육이니 해서 산골로 전학시켜 아이들 실컷 풀밭에서 뛰어 놀게 한다는데..

난 시대를 거꾸로 가는건지 애를 말 그대로 뺑뺑이를 돌리고 있다.

이제 초등학교 1학년생을...

 

내 딴엔 미안해서 밥꺼리도 신경쓰게 되고 낮에 가만히 쇼파에 앉아서 영양제라도 먹여야

할텐데 하면서 고민하게 되구..

 

내일은 가까운  약재상에서 영지버섯이랑 홍삼이랑 사서 대추는 냉장고에 있으니

푸욱 대려서 물처럼 마시게 해야겠다.

 

"엄마 나 내일 아침에 다섯시에 깨워주세요..책 다 읽고 싶거든요.."

이런 말을 하고 딸은 잠을 자고 잇다.

인터넷에서 "주혼"이라는 일본 호러영화의 예고편을 봤는지 이불을 못덮고 잔지

한달이 넘어 간다.

 

예린이는 꿈속에서 어떨까?

꿈속에서 낮에 놀지 못한 걸 놀구 있을까..

자기가 하고싶은 책읽고 색종이 접고 친구들과 놀이터에 가는 꿈을 꿀까?

아니면 꿈 속에서도 여기 저기로 학원 다니는 꿈을 꿀까?

 

예린아 ...미안해..

극성스러운 엄마가 되지 않겟다고 했는데..나도 어쩔 수 없는 이 시대의 엄마인가봐..

엄마의 욕심만 챙기려고 하는건지 모르겠네.

그래도 가지 않겠다고 말하지 않고 이쁘게 다니는 너에게 감사해..

꿈 속에선 헤메지 말고 날개 달고 별들과 달들과 즐겁게 웃는 그런 꿈 꾸길 바래..

 사랑해 예린아..

 

                                                              엄마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