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작가

이슈토론
이산화탄소 포집 공장 메머드 가동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배너_03
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1,388

그냥 이대로...


BY 박꽃 2004-06-14

    오늘도 나의 하루는 무사하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나의 일이라고 붙잡았던 자리에서 벗어난지 이제 열흘
    서서히 그냥 보내는 하루 하루에 익숙해간다.
    그냥 편안한 일상에 중독되어 가는건지도 모르겠다.
    전엔 이렇게 여유있는 시간들이 불안과 더불어 편하지만은 않았는데...
    
    한번의 실패를 거름삼아 두번짼 잘해보고 싶었는데 그것마저 여의치 않자
    난 내길이 아니라고 돌아서 버리고 말았다.
    패배자가 되어 돌아서는 내 모습이 너무 싫었지만
    더 이상 내길이 아닌길을 가고 싶진 않았다.
    자신있게 내가 하는일을 얘기하지 못하는 내가 너무 싫었다.
    아마도 그런게 다 자신감의 결여에서 오는것이었을것이다.
    
    내 상담의 단점은 너무 친절하기만 한거란다.
    인바운드 성향이 너무 강해서
    아웃바운드의 자신감이나 도전적인 면이 너무 부족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난 변하지 않았고 변하고 싶지도 않았다.
    스스로 알면서도 변할수 없는것. 
    그게 나였던것이다.
    
    그래서 내길이 아님을 알고 뒤돌아왔다.
    떠나야 할때를 알고 떠나가는 이처럼....
    
    이상하리만큼 아무런 미련도 없다.
    두번의 실패가 미련조차 남지않게 하는건지도 모른다.
    확인, 재확인의 기회여서인지...
    
    난 지금 자유롭다.
    내 영혼에 잠시나마  여유를 주고싶다.
    아무 생각도 없다.
    전처럼 구인광고를 찾는 일도 하지 않는다.
    마치 팽팽한 연줄이 한올씩 실이 끊어져가는것 처럼 
    내 생활이 잠시 느슨해졌다. 
    이러다 툭하고 연이 저 멀리 날아갈것 같은 불안감이 없진않다.
    그래도 그래도 지금은 난....
    
    무념 무상의 나날을 보내고 싶다.
    내 손바닥만한 텃밭에 잡초 뽑으며
    오랜만에 친구랑 수다떨며
    가끔씩은 친구들 얼굴도 보며...
    내가 날 위해 살고 있슴을 느끼고 싶다.
    이런 여유가 언제 다시 팽팽한 생활로 돌아가야 할지 몰라도
    지금이 좋다. 
    그냥 좋다.
    그냥 그렇게...
    그저 이만큼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