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이 가을.
마음 무거웠던 짐도 벗을수 있었고
나에겐 정말 좋은일도 많았습니다.
그중 하나 이곳에 작가방이란 나의 작은 둥지도 만들었고
정말 나에겐 많은 변화의 달입니다.
미루고 앉아있긴 했어도 맘 한구석
내가 이럴때가 아닌데 하는 생각이 문득문득 스치곤 했지요.
더 넓게 멀리 보기로 했습니다.
그렇게보니 아직은 제가 할일이 많았습니다.
정보지에 난 구인광고를 보다가
우연히 눈에 띄인 텔레마케터 교육공고.
하루면 되고 무료로 나와있길래 전화로 접수를 하고
드디어 어제 그 교육을 받았습니다.
전혀 다른곳에서 모인 8명의 청강생이 전부였습니다.
다들 3~40대의 아줌마.
뭔가를 하긴 해야겠는데 이건 뭘까하고 온듯도 하고 조금은 알고 온듯도 하고...
저두 대충은 알고 가긴했는데
설명을 들을수록 '그래 이건 내가 딱이야'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컴퓨터도 사용할줄 알아야하고 자판도 제대로 쳐야하고
목소리도 그런대로 쓸만하고 거기에 보수며 여건도 좋고....
설명해주러 나온 강사도 채용업체 사람이라
실무적인 여러가지 이야기를 해주면서
자기 회사가 아니더라도 인터넷을 통하면 갈곳이 많다는 정보를 주더군요.
제 이력서를 올렸습니다.
그리고는 이제 올렸으니 설마 오늘이야 연락이 올까하고
낼 여행에 앞서 목욕을 갔답니다.(웃기죠 놀러가면서 목욕재개씩이나 하고...)
목욕갔다 오는길 순대랑 떡볶이사서 동네 친구네로 직행
수다떨며 맛있게 먹고있는데 울신랑 전화가 왔네요.
절 바꿔주니 "도대체 집에 안있고 뭐하냐"
"목욕갔다 놀러왔어."
"도대체 몇군데다 이력서를 넣은거야?"
"왜?"
"전화가 불이난다."
"뭐라구...."
전혀 뜻밖이었습니다.
제가 핸드폰이 없는탓에 신랑 핸드폰 번호를 입력시켜서 일어난 사태였습니다.
핸드폰 번호를 입력시키지 않으면 이력서가 입력이 안되니 어쩌겠어요.
할수없이 남편 번호를 남기는 수밖에.
그리고 소개서 맨끝에 당구장 표시하고 핸드폰은 남편꺼라고 썼지요.
제가 이력이 좋아서는 아니고 제 나이또래의 아줌마가 필요했던가 봅니다. ㅋㅋㅋ
집에 부랴부랴 오니 '따르릉'
그때부터 시작이었습니다.
어디갔다 이제왔냐는듯 면접보러 언제 언제 어디로 오세요 하며
날짜를 잡아주고 자기 연락처들을 남기더군요.
당황스럽기도 하고 기분이 묘했습니다.
내가 세상에 이렇게 필요한 사람이었구나 하는 착각도 했습니다.
잠시 들뜬 맘을 가라앉히고 어제 설명을 해주신분께 전화를 드렸습니다.
상황을 말씀드리니
"텔레마케터가 장기적으로 못버티는 사람이 많기 때문에
늘 그만큼의 사람이 필요해서 그래요. 조건 잘 따져보시고 입사하세요." 맞습니다.
이동이 많은 직업이란건 그만큼 쉽지않은 일이란 소리랑 상통하겠지요.
하지만 생각해보면 남에 돈 벌기란 쉬운건 하나도 없습니다.
전에 하던일도 그렇고...
지금 이시간 누군가 날 필요로 하는 사람이 있다는게 얼마나 고마운지 모르겠습니다.
난 준비된 일꾼인데 누군가 찾지 않아준다면 그건 또 얼마나 서러운 일입니까? 나의 행복했던 9월을 붙잡을순 없지만
다가오는 10월은 결실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뜻이 있는곳에 길은 있으니까요....
이제 낼 가을 나들이를 하고 나면 새로운 직장을 찾아야합니다.
우물안 개구리처럼 가까운곳만 뱅뱅돌며 하려던것을
생각처럼 많은 사람이 모이진 않았더군요.
오늘은 맘먹고 앉아 인터넷으로 텔레마케터 구인 사이트를 찾아
한 사이트에 올렸는데도 여러곳에서 검색을 해서 그 난리가 난거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