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닥 이쁠것도 없었기에 묵은 한해를 미련없이 보내야 했습니다. 하지만 그 끝자락에서 동남아로 부터 지진 참사 소식이 있었습니다. 죽은 사람의 숫자가 상상을 초월할거라느니, 지진피해를 입은 어느 도시는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렸다느니 하는 흉흉한 소식들이 이어졌습니다. 처음 몇천명이던 사망자 숫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 이젠 십만이 넘었고 앞으로 얼마가 더 될지 짐작할수가 없을 정도라니 하늘아래 이런 재난이 또 있을까 싶습니다.
지구촌, 우리나라에서 그닥 멀리 떨어진 나라도 아닙니다. 이런말 하기에도 참 조심스럽습니다만, 다행히도 우리나라는 한걸음 물러나 있어 새해가 되었다고 축제분위기에 휩싸이기도 합니다만, 정말 미안할 따름이지요. 이제와 조금 아쉬운 것은 유럽의 어느국가들 처럼 화려안 연말행사 대신, 새해축제에 쓰일 돈으로 동남아 지진및 해일참사에 성금을 보냈더라면 대한민국이라는 나라가 조금더 빛이 나지 않았을까 그런 생각도 해봅니다.
새해 인사를 지진참사로 희생된 넋에 대한 추모식으로 대체한 나라도 있다고 합니다. 새해를 축하 하기 위한 행사비를 전부 구호금으로 보낸 나라도 있다고 합니다. 이런 지구촌 연대가 그나마 마음을 따뜻하게 합니다.
뉴스를 보던 아이들도 당분간은 군것질 안하고 사고 싶은것 절제하면서 용돈을 모아 동남아참사 위로금으로 보내고 싶다고 합니다.
자연재해의 위력은 우리가 상상한 그 이상이었습니다. 무섭다는 표현으로는 한참이나 모자른 대형 참사를 위성텔레비전을 보면서 그일이 진정 이 지구에서 일어난 일이 맞는가 의구심이 들었습니다. 컴퓨터 세대인 아이들이 보면 무슨 게임속 한장면 같은 그런 참사가 일어나 어떤 도시는 통째로 해일속에 갇힌 일도 있었습니다.
부서지고 무너진 건물들 잔해들 사이로 이젠 아무일 없었다는듯 햇살이 내리고 있었습니다. 텔레비젼으로 보면 최소한 아무일 없다는듯 쏟아져 내리는 햇살 속에서는 시체 썩어가는 냄새를 맡을수는 없었지요. 피해 현장을 복구하는것만도 최소 일년이라는 시간이 걸릴 거라고 하고 식수부족과 식량부족은 당장에 당면한 문제라고 합니다.
피해규모의 전모도 아직 드러나지 않았고 희생자도 아직 파악하지 못한 상태에서 엎친데 덮친격으로 전염병이 창궐할 거라니 참 답답한 일도 다 있다 싶습니다.
하늘이 참 무심했습니다. 지구상에 있었던 3번째로 기록 되었다는 이번 참사가 얼른 마침표를 찍었으면 하는 바람만이 오롯합니다.
여진도 가라앉고 다시 태양이 떠오르는 지진피해 지역을 텔레비젼을 통해 보면서 유난히 눈에 들어오는 장면은 바다에 인접한 야자수 나무들이었습니다. 엄청난 해일이 휩쓸고간 바닷가 마을은 초토화 되어 있었습니다. 사람과 건물을 휩쓸고간 바다는 언제 그랬냐는 듯이 멀쩡하게 파랗게 펼쳐져 있었지요. 폐허가 된 건물들 사이로 유난히 눈에 들어오던 야자수 나무들은 거짓말 처럼 말짱 했습니다. 집채만한 해일이 야자수나무만 예뻐해서 그 사이는 피해 갔을리 만무였을 텐데 땅위에 있는 모든 인공의 구조물들이 부서지고 쓰러진 가운데서도 야자수 나무만은 굳건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었던 것이지요.
인도양 한가운데 작은 섬이 있었답니다.섬이름은 '디에고 가르시아'라고 하구요,이 섬에서 제일 높은 곳이라곤 해발 70미터가 넘지 않은 낮은지대라고 하는데 신기하게도 이번 피해가 이 섬만은 비켜 갔다고 합니다. 그것은 섬전체를 에워싸듯 감싸고 있었던 산호초 덕분이라고 합니다. 휴양지네 관광지네 하면서 주변국가들이 자연을 파괴하고 대신 인공의 구조물을 세울때 이 섬에 사는 사람들은 천연의 자원인 산호초를 보호하고 관리를 했었는데 결국은 그것들이 디에고가르시아 라는 섬을 지켜준 셈이었다고 하네요.
자연재해 라고 하는것, 생각해 보면 인재라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이번 동남아 지진및 해일 참사를 차치하고서라도 매년 홍수피해를 입곤 하는 우리나라 사정을 들여다 보아도 그렇습니다. 물난리를 겪고 나서야 인재가 자연재해를 불렀다는 식으로 결론을 내리지만 그것도 그때뿐이지요. 매해 비슷한 난리를 겪고 다시 복구하고 다시 파괴하는 이 악순환의 고리는 대체 누가 끊어 야 하는지...
낼모레 아이들과 철새도래지로 겨울여행을 떠납니다. 함께 갈 엄마들이 각자 역활을 분담하여 철새의 종류며 철새의 서식지와 철새의 먹이등에 관한 자료를 조사하기로 했습니다. 저는 철새와 환경에 대한 항목을 조사를 해야 했지요. 시간도 넉넉히 갖고 자료도 넉넉히 확보를 해서 제대로 했어야 했는데 대충 인터넷을 뒤져 , 그것도 약속 시간에 임박해서 자료를 넘겼습니다. 철새와 환경에 대한 내용은 사실 구분이 애매할 정도로 관련 내용도 많고 내용에 따라서는 다양한 사례들 또한 많아서 그것들을 정리하기가 쉽지가 않았지요.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대충 알아보고 생각을 정리해서 짧게 자료를 올려 놓고는 이제와 많이 아쉽습니다.
이번 기회에 아이들에게 환경파괴가 불러오는 엄청난 피해를 동남아참사와 빗대 설명해 주어도 괜찮을 거란 생각을 해봅니다. 예전에 비해 우리나라를 찾는 철새의 종류도 많이 줄었고 그 수도 점점 줄어 들었나는걸 알았습니다. 그만큼 환경파괴가 심각하다는 방증일 테지요. 그래서 철새를 보러 가는 마음이 한편으론 설레고 한편으론 조심스럽습니다. 새들은 소음에 유난히 민감하다니까요.
철새에 대해 알아보면서 조금더 자연과 가까워진 아이들을 만날수 있기를 바래봅니다. 그 아이들이 만들어 가는 세상은 자연과 더불어 함께 가는 세상이기를 또한 소망합니다. 그래서 우리 아이들의 미래엔 자연재해로 인한 오늘날 같은 참사가 더이상 없기를 바랍니다.
******** 삼가 이번 참사로 희생된 넋들의 명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