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칭 환경주의자라 나를 알리기도 한다. 뭐 그렇다고 해도 무슨 환경단체에 소속해서 열심히 운동(?) 하는것도 아니고 현실에서 그닥 괄목할만한 친환경적인 생활을 하는 것도 아닌건만 내가 환경주의자라고 공헌하는 바는 내 나름대로 환경에 대한 문제가 심각하다고 생각하는 까닭이다.
나는 여즉, 운전면허증이 없다. 그런 내게 '아직도 증이 없으세요?'라고 물으면 내 대답은 또 거창해 지기 마련인데..이러 저러한 이유를 대기가 뭣하여 궁색한 변명을 한다.
'안그래도 대기 오염이 심각한데 나까지 거들 이유 있나요?
'저는 다행히 걷는게 좋답니다. 돈 안들이고 건강챙기고 게다가 환경보호 까지 덤으로 되니 누이좋고 매부좋고죠..' 나는 되도록 대중교통 수단 이용하구요, 가까이는 자전거를 안그러면 걷는걸 좋아하지요'... '여행도 기차 여행을 더 좋아한답니다'
그래서 나는 여즉, 운전면허증에 대한 강박관념 같은것도 없다. 남들이 나를 더 걱정하든 말든...
어찌 되었던 나는 환경주의자라 말하고 싶다. 사람이란 무릇 환경과 뗄레야 뗄수 없는 유기체이므로 어쩔수 없이 환경과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내가 환경에 대한 경각심 같은 것을 주어 들었던 기억은 조금 오래되었다. 우리 어렸을 때만 해도 환경이니 뭐니 하는 말들은 생소했었고, 그것보다도 개발이 먼저 였으므로 산이 깍이든, 강물을 막아 댐을 만들든 요즘 들어 자주 등장하는'환경영향평가'니 뭐니 하는 말들은 들어 본적이 없었는데...
중학교 1학년 땐가, 2학년땐가.. 도덕 선생님의 말씀이 잊히질 않았다. 그 선생님도 구체적으로 환경문제를 언급한것은 아니었고, 그 수업이 환경과 관련된 수업도 아니건만 갑자기 '생리대'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셨던건, 무슨 이유였을까?
'얘들아, 저기 앞산을 봐라.. 동산이지만 제법 크지? .... 너희들 생각해 보았니? 너희들이 하루에 쓰는 생리대가 저기 동산만큼의 쓰레기를 만든다는 사실을....
나는 선생님의 그말을 들으며 머릿속으로 날마다 동산만큼의 쓰레기로 만들어지는 생리대를 떠올리며 눈을 감았던것 같다...
아, 그렇구나.. 대한민국의 여자들이 하루에 쓰는 생리대 양을 다 합치면 도대체 얼마나 될까? 상상할수도 없는 대한민국 여자들이 쓰는 생리대 양을 떠올려 보기도 했던 그기억...
나중에 알았지만 생리대는 잘 썩지도 않는단다.. 그게 썩으려면 몇백년이 걸린다는걸 나중에 알았다.
환경문제가 대두되고 친환경 농산물이니, 친환경 제품이니 하는것들이 나오기 시작하며 새삼스럽다 싶을 만큼 환경과 관련된 새로운 용어들이 튀어 나왔다. 하지만 이미 반환경적인 것에 몸에 밴 습관으로 친환경을 실천하기에 다소 무리가 있었다.
환경을 위한 작은 실천은 생각보다 쉽지가 않았다. 하지만 환경을 위한 작은 실천은 우리 개개인이 이루어가는 작은 걸음부터 시작된다는걸 깨달았기에 마음은 항상 반환경적인 일로부터 긴장 상태를 유지하고 싶었다. 그것이 내 나름의 환경운동이었는데 그런 의미로 나는 아이들이 아기였을때 천기저귀를 사용하려 애썼다. 외출할때가 아니면 종이 기저귀는 잘 사용하지 않았고, 환경과 직접적인 영향은 없겠지만 두 아이가 돌이 될때까지 모유를 먹여 키웠다. 분유를 만들기 위한 일련의 과정은 분명 반환경적이라 생각했고, 아기에겐 모유가 최고라는 나름대로의 생각이 있었으므로 가능했던 그일이 나중에 알고 보니 아기에게 더 없는 최고의 식품이었다는걸 알고 뿌듯했었던 기억이 있다.
다행히도 어느 때부턴가 아이들 책에 환경에 관한 동화가 많아졌다. 내 지론은 어렸을 때부터 환경의 중요성을 접한 아이들이 환경을 생각할줄 아는 어른으로 자랄 것이라 생각해서 환경에 대한 내용을 다루는 동화책들을 많이 읽어 주었다.
또 자연으로 부터 직접 환경의 중요성을 배우는 것도 괜찮은 일이라 생각했으므로 아이들과 자주 산을 찾았다. 자연속에서 살아가는 동물과 식물의 유기적 연대와 그것들이 인간과 관계 맺는 일의 자연스러움을 직접 보면서 느꼈으면 하는 바램이었다.
아이들이 크고 기저귀가 필요없게 되었을때 동생네에 기저귀를 물려 주면서 그중 두개는 남겨 두었었다. 작은 크기로 잘라 생리대를 몇개 만들었었다. 그래서 생리양이 많은 셋째날 까지는 시중에 파는 일회용 생리대를 사용하고 생리양이 적어지는 삼일째 이후론 면생리대를 사용하는 중이다. 물론 첫날부터 면생리대를 하면 좋을 것을 것이다. 하지만 옛날 우리의 어머니들 처럼 마당넓은 집에서 빨랫줄에 걸어 기저귀를 빨아 널어 말릴수 있는 조건도 아니고 무엇보다 일을 가진 여성들이 많아졌기에 현실적으로 어려운 감이 없잖아 있을 것이다.그래서 우선은 한걸음 부터 생리양이 적어지는 날이라도 면생리대를 사용하고 있는 중이다.
면생리대를 사용하면 번거로운 점이 많다. 삶아 빨아 햇볕에 말리고 하는 과정이 쉬운 일은 아니다. 더군다나 편리한 일회용생리대에 익숙한 우리 세대에 면생리대는 번거로운 점이 한둘이 아닐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면생리대의 장점은 그 번거로움을 충분히 감수할만 한것 같다.
면생리대는 일회용생리대를 함으로써 생길수 있는 자궁과 관련된 여러질병 들로 부터 안전하다고 한다. 또한 일회용생리대를 오래 착용하여 생기는 기분나쁜 냄새도 면생리대는 없을 뿐더러 비용절감에 쓰레기절감까지 아직 증명되지 않은 장점까지 더하면 면생리대야 말로 친환경적임이 분명한것 같다.특별히 민감성 피부의 여성이라면 면생리대가 좋을것은 두말할 것도 없겠다.
최근 여성단체에서 또는 인터넷 모임을 통한 자발적 단체에서 '대안생리대'에 대한 다양한 모양을 선보이고 있는 것을 보았다. 직접 만들수 있게 만드는 법을 상세히 보여주는 코너도 생겼고, 심지어는 만들어진 대안생리대를 파는 곳도 생겼단다. 대안생리대의 모양과 색깔도 다양해지고 거기에 미적감각 까지 더해서 예전에 엄마들이 사용했던 하얀옥양목천의 이미지를 완전히 뒤집는 새로운 발상이 지금 진행중이란다..
환경때문이 아니라 우리 여성 자신을 보호하는 측면에서도 대안생리대의 사용을 권장했으면 하는 생각이다. 여성단체나 환경단체에서 선보인 대안생리대의 본을 따라 만들어 사용해도 좋겠고, 만들어진 생리대를 사서 사용해도 좋을 것이다. 아이들이 쓰다만 천기저귀를 알맞게 잘라 사용하면 또 어떤가? 우리 여성들 한사람의 작은 노력이 하나 밖에 없는 초록별을 푸르게 할수 있다는 뿌듯함을 함께 누려보는 것도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