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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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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가 전해준 '백설공주차'


BY 빨강머리앤 2003-09-28

가을 냄새가 코끝을 자극하니,

여느 토요일 처럼 텔레비젼 앞에만 앉아 있기가 아깝단 생각이 들었다.

 

차 한잔 하면서 아컴방에 들어가 삶의 향기가 빚어내는 아름다운 글들

감상해 볼까나,싶어 주전자에 물을 올렸다.

 

물이 끓는다. 여린 불에 물을 조금더  끓이다 불을 끄고 잠시 식혀 두기 위해

주전자 뚜껑을 열어 놓았다.

 

차가 가장 잘 우려나는 온도가 80도에서 + - 5도 정도라고 했었지.

적당히 날이 차니 온도를 감지하기가 쉬운 것 같다.

 

유난히 친구가 그리운 오늘, 친구가 전해준 쟈스민차를

타본다. 일명, 백설공주차다. 쟈스민 차를 마시면 예뻐진대서

백설공주차라 불린다고 ,,, 그 차를 전해준 친구가 웃으며 그랬다.

 

쟈스민, 그 이름만으로도 이쁜데, 그 향기와 맛이 예뻐지는것 까지

책임을 진다고?? 와, 신기한 일도 있다.

하지만, 향기가 짙게 배어나오는 쟈스민 차를 마시면 얼굴보다,

마음이 예뻐지는 차가 아닐까?

 

치자꽃을 보신적이 있으신지.

치자나무 잎은 유난히 짙은 녹색이다. 그리고 잎새가 두껍다.

그리고 동백나무 잎새처럼 생겼는데 동백잎 만큼은 아니지만

햇빛에 두고 보면 빛이 나는 것 같다.

그 짙고, 빛나는 잎새속에 하얀꽃이 피는 게 치자꽃이다.

단언하건데, 치자꽃을 보는 이는 담박에 그 꽃에 빠지리라.

바래고 바래서 더이상 바랠수 없을때까지 바래면 그런 하얀색이 될까?

비우고 비우고 또 비우면 그렇게 엷은옷을 입고도 화한하게 피어날수가 있을까,

싶은 치자꽃,,,

치자꽃은 그 꽃처럼 향기도 곱다.

 

어릴때, 뼈를 다치면 치자열매를 갈아 다친 부위를 감싸서

약용으로 쓰기도 했다. 치자에서 우려낸 노란물을 밀가루와 섞어

석고 붕대처럼 만들어 두껍게 다친부위에 바르곤 했다. 그러면 뼈가 빨리

붙는다고 했다.

치자물을 들인 노란 천을 본적도 있다. 치자 부침개도 노랗다.

그러니 난 천상 치자꽃이 노란 줄로만 알았었다.

그러다가, 어느때 치자꽃을 보고 그 눈부신 하얀색에 얼마나 감탄을 했던가.

 

쟈스민 꽃이 그랬다. 향기로만 알던 먼 이국의 꽃이었다.

언젠가 인도 사람들이 끝도 없이 펼쳐진 쟈스민이 피어있는 밭에서

꽃을 따고 있는 모습이 텔레비젼에 비쳐졌었다.

우연히 보았던 하얀꽃을 따는 하얀옷을 입은 사람들을 보고

감동을 받았던것도 같다. 아주 오래전 일이다.

그리고 실제로 쟈스민꽃을 본적이 없다.

이것 저것 꽃에 대한 사진을 유심히 살피다 사진으로 쟈스민꽃을

자세히 볼수 있었을때, 쟈스민 꽃 위로 우리나라의 치자꽃이 겹쳐져 왔었다.

꽃이 비슷했었기 때문이다.

어쩌면 둘은 비슷한 종에서 나온 꽃인지도 모르겠다,

그러지 않고서야 그렇게 비슷한 꽃일리 없단 생각을 했다.

 

쟈스민꽃은 향기가 좋아서 향수원료로 각광을 받는다고 했다.

쟈스민차는 그 맛도 좋을 뿐더러, 기름진 음식을 먹고나서 마시는 쟈스민차는

체내 기름기를 제거해 준다고 한다. 그래서 중국사람들은 식후에

반드시 쟈스민차를 마신다는 얘길 들었다. 일명, 다이어트 차다.

그런 쓰임새를 보아서도 우리나라 치자꽃과 대비를 이룬다.

 

쟈스민을 적당히 식힌 찻잔에 떨구니,

조금씩 풀어지며 본래의 모습을 펼친다.

작고 타원형인 잎새가 보이고 하얗고 작은 꽃이 보인다.

잎새와 꽃이 모두 차가 되어

향기를 내품고 있다.

 

유난히 차를 좋아해서 여러종류의 차를 놓고 사는 친구가 있다.

내가 놀러 가면 주전자에 물부터 올리곤 묻곤 했다.

'무슨 차 마실래?'

'매실차, 우롱차, 국화잎차, 녹차, 대추차 그리고 쟈스민?'

'아니면, 커피?'

대개는 두어잔의 차를 마시면서 각각의 다른맛을

느끼고는 했는데 같은 차를 끓여도 그 친구가

만들어주는 차는 차 맛이 깔끔했었다.

차를 좋아해서 그런지 차를 맛나게 끓일줄 아는 친구였다.

 

그 친구가 중국문화원 앞에서 사왔다며 '쟈스민차'를 내게

선물했었다.

 

진한 향기로 코끝을 자극하고

아릿한 맛으로 입안을 자극하는 쟈스민 차를

목으로 흘려 보낸다. 마음에 닿은 향기로운 차 한잔이

친구를 그립게 하는 밤이다. 친구랑 따뜻한 차 한잔 하면 딱 좋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