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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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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바보... 속물...


BY 선물 2004-03-17

엄마와 아이와의 대화입니다.
"엄마, 회장 나가서 되면 아빠가 담배 끊는대."
"응? 음... 그럼 회장 말고 부회장 나가라. 회장 되면 엄마가 힘들어. 돈도 많이 들고.."
안 그래도 회장직이 좀 두려웠던 아이는 대뜸 좋아라 합니다.
우리는 그렇게 서로의 계산이 맞아떨어져 회심의 미소를 짓습니다.

아침에 아이는 이웃에 사는 친구와 함께 학교로 향했습니다.
아이들끼리의 대화입니다.

"우리 엄마가 부회장 나가래."
"응? 우리 엄마도 그랬는데..."
친구 아이는 잠시 고민을 합니다.
"그럼 넌 부회장 나가.. 난 딴 거 할게. 너랑 함께 라이벌 되는 것이 난 싫어."
이번에 새로 사귄 친구인데 아들아이에게 참 잘해줍니다.
아들은 아빠와의 약속때문에 친구처럼 그런 멋진 양보를 못합니다. 그리곤 맘이 불편해집니다.

학급에서 임원을 뽑는 시간입니다.
올해부터는 한 반에서 임원을 여섯 명이나 뽑았답니다.
반장, 남녀 부반장, 회장, 부회장
아들친구는 <부>자가 붙은 반장이 있어 너무 반가웠습니다.
그리고 부반장에 출마하여 당당히 당선되었습니다.
아들은 기다리고 있다가 부회장이란 말이 나오기가 무섭게 출마를 했습니다.
엄마가 말한 바로 그 임원직이기 때문입니다.그리고 당선되었습니다.
사실 엄마는 그런 것 잘 모릅니다.반장이고 회장이고 다 같은 것이라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아이가 학교에서 돌아왔습니다.

"엄마, 나 부회장이야. 당선되었어!"
입가에 웃음이 연신 흐르는게 감격스럽게까지 보입니다.
"아빠한테 자랑해야지.이젠 아빠도 담배끊는다."
아이는 무진장 신이 났습니다. 흥분을 감추지 못합니다.

지금부터 엄마의 말입니다. 부끄러운...

"회장은 누가 되었니?"
"반장은 @@@. 부반장은 ###. 회장은 $$$. 부회장은 $$$"
"그게 다 뭔데? 반장은 뭐고 회장은 뭐야?"
"반장은 학급일을 하고 회장은... 몰라..."
"그럼 반장이 높니? 회장이 높니?"
"반장을 먼저 뽑았어"
"그럼 반장이 좋은거네. 너도 부반장 나가지 그랬니?"
"엄마가 부회장 나가라고 그랬잖아. 그거 땜에 친구도 나한테 양보했는데..."
"그럼 그 친구는 아무것도 안 되었니?"
"아니, 걘 부반장 되었어. 부회장 나한테 양보하고..."
"부반장이 더 높다면서..."

아이 얼굴은 점점 일그러지고 그 기뻐하던 모습도 옅어집니다.
엄마라는 사람. 전 그순간 왜 그렇게 속물이었을까요?"

저보다 아이가 차라리 어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