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나의 아침은 어머님 생각으로 눈이 떠진다. 늘 어머님은 밤새 제일 큰 사고(?)를 만들어놓기 때문이다. 오늘 아침 처럼 기저귀에서 오줌이 배어 나와 요며 옷이며 다 버리고 누워계신다거나 그제 밤처럼 밤중에 누구도 모르게 오줌으로 젖은 옷을 벗어서 씻어놓는다거나 기저귀 테잎 떼는 소리에 벌떡 일어나보니 벌써 오줌싼 기저귀는 벗어내고 오줌을 부엌이며 거실에 흘리고 다니셔서 떨어진 오줌 방울 찾느라 아침 부터 내가 형사 콜롬보가 되어야 한다든지..... 사실 내가 며칠이나 어머님을 모셨다고 아이구~~~나 못하겠소~~~한다면 그건 나쁜 짓이다. 아직은 그래도 웃으면서 할 수 있다. 하루에 서너번 어머님을 씻겨야 하지만 그래도 거동하실 수 있어 편하게 씻기니 나쁘지 않다고 생각도 한다. 그리고 어머님은 다른 치매노인들이 보인다는 유별난 행동도 많이 없으니 또한 다행이다. 그러나 내가 제일 두려운 것은 이것의 끝을 알수 없다는 것이다. 내 삶이 어머님에게 언제까지 메달려 있어야 하나 그것을 모른다는 것이 많이 갑갑하다. 나도 뭔가를 하고 싶다. 아이들이 더 커서 내 손에서 벗어날 때 허전해 하기 전에 뭔가 나의 일을 위한 준비를 하려고 했었다. 내가 만약 "나 더 못하겠소, 형님이 다하세요' 한다면 우리 형님은 그럼 무슨 죄인가? 큰며느리라는게 뭔 죄란 말인가? 가난한 집에 큰며느리로 시집온 것도 짜증 나는 일일텐데 중년에 이르러 치매 시어머님을 떠안아라고 한다면 그 삶이 너무 안됐다. 그래서 내가 형님과 반반씩 책임을 나누겠다고 자처한 일이지만 내 한계가 어디까지 일까 그것이 두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