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어린 시절 외식이라고는 일년 가야 한두번 있을까 말까,
그것도 중국집이 고작이었던 시절이 있었다.
지금이야 산아제한 이란 말이 쏙 들어가버린 시절이지만,
1가구 2자녀 이상이 되면 남의 눈치가 보일 정도로
내 어릴 때는 인구억제 정책이 심했다.
그래 그런지 나는 어린 맘에도 우리 식구 우루루 외식을 나가는 걸
내심 창피해 하고 있었다.
그날은 어린이 날 이었을까?
일년에 한번 있을까 말까한 외식을 아버지께서 시켜준다고 하셨다.
난 속으로 좋으면서도 밑에 동생 한둘 떼버리고 가고 싶었다.
그런데 아버지는 이런 내 맘과는 달리
고모댁 형제들까지 모두 동원하여 나서시는 거였다.
그렇다고 맛있는 외식의 기회를 놓칠 수는 없었고...
멀리 뚝 떨어져 걸어가던 나......
그런데 울 아버지는 어쩜 그렇게 당당하셨을까?
아버지는 우리 식구의 많음을 하나도 부끄러워 하지 않음이 역력했다.
비로소 난 남눈을 의식하지 않고 느긋한 맘으로 외식을 즐길 수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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