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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살


BY 도영 2003-08-27

작가 : 도영
 
이틀 속이 디집 혔다.
아침부터 울리는 전화 벨소리는 늘 그랫지만 부담스런 전화다.

내 예감이 맞앗다. 시어머니엿다.
아침 밥숟가락을 서너숟갈 뜨는데 어머니의 전화였다.

""야야..니그 시동생이 논잡혀 달란다..""
피가 확 거꾸로 회전 하는 순간이다.
한두번 겪은일은 아니지만..이번엔 화가 치밀엇다.

종가집 맏이로
대대로 우리 큰아들이 조상 모셔야 한다고.
시아버님이 현재 사시는 집과 약간의 논은 큰손자 몫으로 냅두셧다.

물론 시동생들은 결혼 하면서 제각각 자기몫을 충분히 가져갓다.
나는 내집살때..전세금정도 타고 나왔지만..
시동생들은 그대로 사놓은집에 사놓은 가게에서 출발만 하면 되엇다..

나는 그래도 불만이없었다.
시동생이 잘살아야 형과 형수인 내가 짐을 던다고 ..
앞장서서 시부모님을 설득해서 충분한 몫을 타가게끔 했었다.

세월이 십수년 흘러서 보니 당시 분배된 재산은 온데간데 없이.
욕심많은 사업 하는 시동생은 늘...남은 집캉 장손인 큰아들 몫으로 남겨둔 약간의 논마져도
호시탐탐 노리는 발언을 서슴치 않았다.

몆년전 ...
시부모님이 아애비 명의로 이전 해노라는걸 증여세 문제로 포기해야만했다.
그래도 시부모님이 확고한 태도만이라도 감사햇다..

그런데 논을잡혀 사업자금 쓴다는 시동생의 요구에..
나는 어덯게 사람의 욕심이 지꺼 외에 손을 댈라 하는가..
내상식으론 이해가 안됫다.

형수가 종갓집 맏이로 전에도 앞으로도 우리 큰아들까지 대대로 물려줘야 하는 굴레와 무거운 짐들은..
어야라고..
지금까지 순한 형님과 모질지못한 형수 를 물로 본거였다..

시동생 비싼이자 쓸까봐
내집 잡혀조.
보증 밥먹듯 서조요.
아끼고 아껴 적금탄돈 꼬주고 정작 아직도 받지를 몬한 상탠데..
형인 몫을 또 탐을 내는거엿다.



이번일만은 내가 브레이끄 걸고 악역을 맡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머니..맏인 난 몬겨?복달인 몬교?알아서 하이소..나중에 잘못되면 어데로 사실래요?전 모릅니다.."
줏대없는 시어머닌 추춤 하는 눈치셧다..
한번도 재산 문제로 제동건적 없는 며느리니...

남편에게 ..

이번만큼은 내가 나선다했다..

욕심많고 평소에 인간미 전혀 없는 돈의 노예인 시동생 사무실로 찾아갓다.
사무실과 가게는 눈코뜰새 없이 바빳다.
일손이 모자라 날리버거통이엿다.

겨우 30분 기다린끝에.시동생과 면담을 햇다.

늘 그랫지만 할거 다하고 사는 시동생은 죽는 소리 그자체엿다.

""삼촌..나 지금까지 재산가지고 욕심 내든겨?이제는 남은건 안됩니다.남은건 형도 나도 아닌 삼촌 큰조카 몫입니다.더이상 손대지 마이소.정 급함 내집 잡히소..부모님 사시는집과 논은 안됩니다""

''"형수집은 벌써 잡혀 썻지요...""
전 허허 웃엇습니다.수년전 내집잡혀 주었는데 또잡히고 잡혓나 부드라구요..

""그럼 삼촌 저로선 희망이 없네요.내집이라도 잡혀 가라 할라햇드만..좌우지간 더이상 안됩니다""

적금이나 보험 해약 하라는 형말에.
해약 하면 손해나고 들어간지 얼마 안돼서 손해나고..핑계가 많은 삼촌..
대형 아파트에 최고급 승용차는 굴리면서 조카몫인 꼴난 약간의 논도 욕심내는 삼촌..
내상식으론 이해도 삼해도 사해도 아닌 오해가 생겼다..

자신의 손해는 싫으면서
대대로 몰려 내려오는 땅을 형 제끼고 잡히려는 시동생앞에서 아연해졌다.
""좌우지간 죽이되든 밥이되든 손대지마이소..이거 손대면 ..나 형님괴 이혼 합니다..""


처음으로 모질게햇다..하지만 이제는 쐐기를 밖아야만 햇다..

집에와서 동서한테 전화를 햇다..
''"형님~~이세요~~별일없죠...??""
""별일 있다..집잡히고 논잡힌다면서?""
""어휴..형님 저도 그소리 펄펄 뛰었니더..형제지간에 웬수질일 있냐고..양심도 없다고..그많큼 가져왓음됏지.어케 조카몫까지 욕심내냐고..어제 한바탕 햇습니다.죄송해요 형님..제가 면목이 없습니다..""

""동서 내가 언제 재산분배할때..욕심내드나?""
"형님은 내가 잘알죠..잇을수도 없는 일이여요..그만큼 형제들이 보증서주고 했음 됏지..인간이 왜저런지 몰라요. ""

""그래 이해해주니 다행일쎄..오늘 삼촌만나..더이상 손대지 말라햇네..섭하게 생각 말게나..""

이게 세월이란 말인가..
맏이라도 삼촌들 기세에 눌려.특히 재산 문제는 나서지도 않았는데.
나의 당당함에..세월이 ,,날 강하게 만들었구나..생각이들었다.

어머니 태도역시...세월을 느꼈다.
큰며느리에 똑 뿌러지는 삼촌과의 면담을 지켜보고..
내말에 동조를 하셧다.

""어머니..비정타 생각마이소..대대로 굴레와 짐을 안고 가야하는 큰손주 입장 헤아려 주이소""
""아고 야야...섭할거 읍따..니 시아버지도 펄펄뒤고 날리났다..""

상가집 다녀온 남편한테 뜬금없이 ""우리 영농조합 가보자..""
어리둥절한 남편은""영농조합??""

""삼촌이 우리집 수십번 잡혔든데 잘못 되면 우리 어데가누..버려진 농가에 들어가 살려면 고추 심는 법이라도 배워야 할거 아니유..영농조합 가보자..""푸히힛~~~
두 내우는 한바탕 웃어 제겼다..ㅎㅎㅎㅎㅎㅎ


며칠 속이 디집어 진탓에..입맛조차도 없다...

끙...





살기 싫은 도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