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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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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멸의 옷을 입고.....


BY 소심 2003-09-20

스무두해전에 인자한 한 할머니와 내가 맺은 깊은 인연

난 그때 핏덩어이의  모습에서 조금 벗어난 어린 아들을

가슴에 안고 있었고..

가슴에 안은 아이가 육신의 고통으로 힘들어 하고

그에미된 내가 육신과 영혼의 고통으로 힘들어 할때

나에게 따사로운 영혼의 기도로 나를 잡아 주셨고

객지란곳에서 신앙생활과 시집살이를 겸하여가면서

생명을 잉태하고 그리고 출산하고 벌어진 상황에 힘들어

하는 나의 영혼을 잡아 주셨던이!

세월이 흘러 아이가 건강하고 밝은 모습으로 자라갈때마다

잊지않고 내아이의 안부를 물어 오던이.

"스테파노 잘 자라지!"

"할머니 벌써 고등학생이예요!"

"할머니 벌써 대학생이예요!"

"할머니 군대가서 훈련중이네요!"

 

"어머나 ! 그렇게 자라주었나" 아이고 세상도 참 빠르다"

그놈  어릴때 파리한 모습으로 약하기만 했더랬는데 엄마의 공덕이구나....

그런 깊은 인연의 할머니가 시름시름 편찮다는 공지가 들려왔고

병문안을 가는 교우들...

힘들어 하시면서도 항상 주님의 제단앞에서 통성기도 쉬지않으셨던 할머니!

할머니의 한점 혈육은 딸하나 !

출가외인만을 두신 할머니의 고독한 생활!

그러면서 밝은 모습으로 우리들 곁에 계셨던 할머니.

 

따사롭기만 하셨던 할머니의 육신은 주님의 부름심을 받고 오늘

불멸의 옷을 입고 하늘 나라로 가셨다네.

장례미사에 참석하고 할머니와의 고별식을 하는 나의 가슴에는

할머니가 끓여주셨던 토종된장국이 자꾸만 떠올랐다.

금방 밭에서 따온 약오른 풋고추를 넣고 그리고 향긋한 냄새 끓어 오를때

집어넣었던 멸치와 어울려 구수하고 단백한 맛으로 나를 적셔주었던

그 된장맛이....

 

할머니의 정이 느껴질때

서러움의 눈물이 자꾸 흘려 내렸다.

이렇게 간다.

한줌의 흙이 되어지기 위해서.

이승의 모든 집착과 끈을 놓으면서 정들었던 가족들과

교우들의 슬픔과 추억과 그리움을 남겨둔 채로...

 

할머니의 영혼의 평안을 위해서 기도 드렸다.

내가 힘들었을때 나와 나의 아들을 위해서 열심히 기도 해주셨던

할머니의 사랑의 은혜를 할머니에게 다시 돌려 드리기 위해서

불멸의 옷을 입고 영원한 안식의 길을 가신 요안나  할머니

뜨겁지 않고

춥지도 않으면서

고통도 없을 그곳에서 평안히 평안히 자리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