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미우면 발뒤꿈치만 봐도 진저리가 쳐진다고 했던가요.
하루에도 수십번씩 해탈과 초연의 사이를 오가며 나를 다스리고 달래고 어루고............
차라리 미워해버리고 무시해버리자 했다가도 이래선 안된다는 이성이 고개를 쑥 내밀때면 깊은 한숨만 나오는가 봅니다.
결혼전엔 이런게 별 문제가 되지 않으리라 꿈에서조차 생각 안했었는데 이렇게 가깝게 살다
보니 좋은것 보단 않좋은게 더 많이 보여집니다.
시동생이 먼저 결혼을 해서 우리보다 5년먼저 살림을 시작했죠.
동서는 저랑 동갑이라는데 호적으론 한살이 적게 되어있어서 어느게 정말인지 알 수는 없습니다. 한 성격하는 동서 때문에 이렇게 맘 상하고 졸렬하고 쫀쫀해져가는 제 자신을 타일러
보지만 그게 잘 안됩니다.
한 성질하는 동서에 버금가게 저도 한 성격한다면 문제 될게 없겠죠.
그런데 전 모질지는 못하면서 그에 못지않게 불만과 불합리함을 참지 못해서 저 자신을 들들 볶는 성격이죠.
휴가철이라 다들 어디론가 가고 있네요.
동서네도 지금 이밤에 아이들을 싣고 떠났습니다.
좋은사이였을때 같으면 창문열고 이밤에 어딜 가냐며 미소띤 얼굴로 물어봤을게 분명했겠지만 지금처럼 사이가 소원해 있고 서로 앙금이 남아있는 상태에서는 서 있는 차만 봐도 고개가 돌려집니다.
문제의 발단은 심리전에서 시작되었다고 생각됩니다.
명색이 제가 손위동서인데 대접(?)을 안해주는데서 틀어졌습니다.
대접받는 형님이고 싶어 하지도 않았지만 아주 기본적인것은 지켜줘야 하고 또 그렇게 해야 옳았을 일을 동서는 하지 않았고 결과적으론 우습게 여겼다고 제가 판단을 내리게 된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