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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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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안실에서


BY 밥푸는여자 2004-10-13




        작년 한국을 방문하게된 잠시 동안에도
        연일
        결혼식
        장례식
        그리고
        사람 흔적들 따라
        울고 웃고 다니게되었다

        마음과 몸이 무척 바쁘다
        늘 가는 곳마다
        일이 생긴다는 거
        아마도 나이 탓인가싶다

        며칠 전까지 살아있음으로 두런거리던 사람이 죽고
        며칠 전까지 그 곁에서 함께 웃던 사람은 곡(哭)하고
        그리고 웃다가 울다 그러다 맛을 느끼며 먹고..

        나이가 들어가며..
        언제부터인가 장례 소식이 잦아진다
        평소 잘 알고 지내던 지인의 할머니께서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전해듣고 병원 영안실을 찾았던 일이 있다
        호상(好喪)이라하여 분위기는 그다지 슬퍼 보이지 않았지만
        이승에서 저승으로 문을 열고 들어가는 영안실 내부의 광경은
        참으로 여러가지 생각을 갖게한다
          
        영안실에 오고가는 인사 손님 중에는
        막상 망자(亡者)를 아는 이 별로 없음을 보게된다
        그저 자손들이 아는이들이 들러가며 안면 인사만을 나누게 될 뿐

        목탁소리..톡톡톡 토르르르..
        염불소리 리듬에 맞추어 낮게 흐르는데
        한켠에선 어느사람이 예수님 이야기를 한다  

        허허 웃었다...
        사람으로 와 살다가는 길에 참 여러갈래의 길도 있구나..
        나 알지 못하는 사람들 틈바구니 속에서 온 몸 피곤에
        쩔도록 일해버렸다 그러니 행복하더라......

        사람들의 그림자가 하나 둘 사라지고 나서
        살짝 하얀국화꽃 사이에서 곱게 웃고있는 할머니를 보았다
        여전히 오가는 사람들을 보고 웃으신다
        아마도 살아 생전에 느껴보지 못한 느낌으로 보고계시겠지..

        할머니와 눈이 마주쳤다..
        할머니, 오늘 덕분에 많이 웃고 자알 먹었습니다..

        나 죽으면 저렇게 웃어야지..
        나 죽으면 오는이 가는이 마음 살짝 구경해 봐야지..

        나 죽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