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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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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


BY 밥푸는여자 2004-09-22

 

    솔직히 늘 기계에서 돈을 빼낼 때마다 기분이 그랬다
    좀 더 자연스럽게 사람과 사람 사이에 친절히 웃으며
    미소를 건네며 예금을 찾을 수 있는 방법이 좋을텐데..
     **
    사람이 직관(直觀)으로 산다는 일에 기분 좋은 신뢰를
    갖고 살았기에 운전을 할 때나 일을 처리할 때
    늘 내 직관을 믿고 나가긴 했는데 오늘은 왠지
    카드를 기계에 넣고 싶지 않았다

    그래도 어째 살다보면 문명의 이기라 하는 공식화된
    일들 앞에 초연히 뒷걸음치며 살 수만은 없는 터..
    현금 인출기라는 그 기계를 믿어 이용하는 수 밖에 없지 싶어
    쭈욱..카드를 밀어넣고 금액을 누르는 순간 푸식~카드가 사라지고
    초기 화면으로 돌아가고 기계는 음흉한 미소를 짓는다  띠용~~

    속으로 당황했지만 적힌 번호대로 전화를 했더니
    황당 ~ 한국카드회사에 분실 신고를 내라는 것이다
    그럼 밤새 기계 앞에서 내 카드 나올 때 까지 서
    있으라는 말이냐 했더니 한번 들어간 카드 나오지
    않으니 집으로 가라는 대답이 어찌 그리 황당하고
    원망스럽든지 집으로 돌아오는 길 내내 생각했다

    때론 기계보다 더 정확한 것은 직관일 수 있다고
    거뭇거뭇 해져가는 하늘 바라 보고 우띠~~ 한번
    하고 싶은데 마음 시키는대로 하지 않은 '거역'에
    대한 적절한 벌을 받는가 싶으니 허허로운 웃음이 나왔다

    미리 준비하지 못함에 대한 자책도 했고 매번 직관에 부딪힐 때마다
    나를 신뢰하지 못해 늘 지나고 나서야 '에이, 그럴 껄' 했던
    내 자신 에 대해 다시 한번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에잇~ 앞으로는 마음이 시키는대로 해야지 그거
    어쩌면 지식보다 더한 지혜로부터 오는 것 이기에

    그나저나 어쩐다니..투덜투덜..궁시렁궁시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