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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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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여인이었으면좋겠다


BY 밥푸는여자 2004-06-17

          




    복잡한 전철 안에서 이상한 충동을 느낀다

    찰랑이는 긴 생머리를 가진 젊은 여자들을 보면
    장소를 불문하고 살짜기 다가 서 스치는 여린바람 결에
    막 감아 말린 머리에서 풍겨 나오는 냄새를 맡고 싶고
    깨끗한 무명 옷 차림의 사람을 보면 곁으로 다가 서
    채 가시지 않은 비누 냄새를 맡고 싶다

    눈을 살며시 감으면 고요한 풍광風光이 떠오르며 향과 함께
    맛까지 음미하고 싶은 냄새..  값 비싼 향수 냄새도 아니요
    진한 화장품 냄새도 아닌 막 빨아 햇볕 잘 들고 바람 잘 통하는
    곳에서 널어 말린 옷에서나 맡을 수 있는 정갈하고 깨끗한 냄새이다

    복잡한 삶의 자리를 옮겨 앉을 때 마다 온갖 주변의 공해로
    온 몸은 짠내 나는 땀과 눈 안에는 까칠거리는 욕심의 먼지 뿐..
    내 정신이 찌들고 무디어 버린 내 영혼의 오감이 부끄러운 날  
    여자란 이름으로 지어 입고 싶은 겉모양들은 늘 최고급 브랜드와
    화려한 색상으로 또 다른 나를 만들어 가지만  맑은 영혼이
    부르는 정갈함을 느끼게 하는 내음은 누구나 좋아하지 않을지..

    나이 들어가며 내가 걸쳐 입고 살아 온 육신의 삶..
    그 냄새는 어떨까하며 가끔 점검해 본다 언제까지 푸석거리는
    삶의 먼지와 찌들인 냄새로 내 삶의 길을 맑게 닦지 못한 체
    살 것인가 깨끗이 빨아진 내 영혼에서 배어나는 냄새가 내
    자신에게는 물론 타인에게 조차 정신을 맑히우는 좋은 냄새로
    신선한 감동을 느끼게 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작위적인 냄새들로 인해 식상한 현대인들..
    나 역시 그러한 냄새로 설 익은 과일처럼 지어져가고 있다면
    어쩌면 씻겨내지 못한 머리카락에 향수를 듬뿍 발라 역겨운
    냄새로 사람들 곁에 서 있는 모양새 일 수 있겠지..

    비록 화려하고 비싼 옷을 걸치지 않았어도 단아하고 깨끗한
    옷을 지어 늘 정갈하게 입고 사는 여인이었으면 좋겠다
    누구라도 복잡한 전철같은 삶에서 한번쯤 눈을 감고 정갈한
    삶의 내음을 맡고 싶어하는 충동을 느끼게하는 여인이었으면 좋겠다
    참으로 말이지 순결하고 정갈한 삶의 옷을 지어 입고 싶다

    그 분 앞에 설 때 까지 사람 앞에 정갈하고 순수한 사람으로 서고 싶다
    막 빨아 입은 옷 내음처럼 맑은 정신과 싱그러운 미소를 주고 싶다
    무엇보다도 내 스스로 내 정신의 정갈함에 행복함을 느끼고 싶다
    세상이 보는 눈과 잣대로는 싸구려 일 수 있으나
    그분과 그 분 안에 있는 사람들이 마음으로 보는 눈에는
    막 캐어 낸 원석같은 여인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