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 산이 어디로 부터 오는지도 모를 바람에 실려 굵은 몸짓으로 천천히 흔들리고 있습니다 커다란 나무 사이로 들어 오는 햇살에게도 그늘이 있는 것인지 그마저 시원스레 큰 줄기로 내려와 숲 어디쯤에는 그늘로 와 앉고 습한 땅 키 작은 풀섶 벌레들까지 햇살로 간지럽혀 줍니다 초록 잎들이 쏴~ 하니 노래를 하고 산새들도 가벼운 날개짓 나풀거리는 것 보니 바깥 날이 그네들에게는 최상의 조건을 갖춘듯 합니다 언제 들어 봐도 사계의 합창 소리는 신실합니다 잎들이 흔들리며 소슬한 바람소리를 지어내듯 내 아픔이 흔들린다는 것은 어쩌면 나 다운 소리를 지어내는 거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잎이 흔들리며 살아 있는 제 몸뚱아리 증명하듯이 삶의 사이사이에 흔들림으로 나 살아 있음을 스스로 확인하며 삽니다. 그렇군요 때론 선과 악.. 사랑과 미움으로 부터 나오는 갈등들.. 이 모든 것이 사람으로 살아가며 학습에 의해 규정 되어진 감정의 틀이라 말 하기도 하지만 흔들림은 죄가 아니라 자연스러운 거 흔들림은 죽은 거 아니라 산자가 누리는 살아 있음의 축복일 수도 있다는 거지요 허지만 분명한 것은 제자리에 잘 붙어 있어야 제 자리에 돌아 오는 것이며 그 탄력으로 인해 아름다운 삶을 그려 갈 수도 있다는 것이지요 바로 그런 갈등으로 내가 열린마음으로 살아있음을 깨닫습니다. 내가 흔들리며 소리냄이 바로 내 생의 화음을 만들어 내는 아름다운 곡조일 수 있음이니... 아름다운 흔들림은 제자리 반경 아주 멀리 돌아 내 자리 잃어 버리지 않을 만큼만 살짝 흔들리다 어질어질 ..그때쯤 돌아와 내 자리에 앉고 싶습니다 그것도 없음 .. 나 죽은거에요 .. 그분은 언제나 내 삶의 흔들림 속에 변함없는 축으로 계십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