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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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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갈등


BY 밥푸는여자 2004-05-25

     

    요 며칠 불안정한 날씨 기류로 인해 집 주변 온갖
    움직이는 것들의 동태가 심상치 않았다
    아침이면 새들의 목소리도 그러했으며
    바스락 거리던 다람쥐들 발자욱 소리도 그랬고
    잉잉 거리던 벌의 소리 조차 낮고 둔탁한 소리를 냈다



    창틀에 무언가 보여 혹..새가 집을 짓는 것인지 싶어 들여다 보니..
    다름 아닌 벌들의 생각을 앞서가는 벌 한마리가 집을 짓는다
       


    하루종일을 벌 관찰하느라 시간을 보낼 수는 없었지만
    들락거리며 그의 공간이 얼마나 늘어가는지 보는 재미가 솔솔하다



    발견하지 첫째 날..
    아들들은 벌 집 철거 작전에 돌입했다
    청소기 물뿌리개 등등 다 동원했지만
    창틀과 벌집 사이를 연결하는 가는 철사같은 것이
    무엇으로 만들어 진 것 인지는 모르지만 만만찮게 붙어있다
    (창 틀과 벌집 그 공간사이에 가는 굵기의 선)

    그리고 둘째 날..
    벌집 수와 그 크기가 조금씩 늘어나는 것을 보고  벌집 앞에 서니
    벌이 보기에 마치 커다란 짐승처럼 생긴 내가 갇힌 모양새다..
    드디어 벌집 철거를 위해 가족회의에 들어갔고 아들이 말한다

    "밤새 생각을 해 봤는데요..아무래도 그 벌은
    왕따 당하고 있는 벌 같아요."

    도저히 단체 생활을 할 수 없어 혼자 나와 혼자 살아갈 길을 모색
    중인 것 같단다 그러면 결론은 혼자 살게 두어야 한다는 말인데..



    듣고 보니 그 말도 맞는 말 같기도 하고
    생각해 보니 그럴 수록 더 그네들의 단체 생활에
    적응하도록 벌집을 철거 해야하는 것은 아닐까도 싶고..
    여기 저기 알아보니 당장에 연락해 벌집을 소거해야한다고..
    혹시 나중에 집들이 핑게로 다른 친구 벌들을 데려오면..

    아무래도 내일 쯤 센타에 알려 철거반을 불러야겠다..
    내 마음도 아는지 모르는지 천둥소리와 빗소리를 들어가며
    제 집을 끌어 안고 새록새록 잠도 잘 잔다..
    집을 철거 해 말어..갈등갈등..

    또 비가 온다
    또 천둥이 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