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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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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에게묻고싶습니다


BY 밥푸는여자 2004-05-20

 


    오월의 땅에 봄이 깔린다
    나목裸木 위 겨울 하늘이 내게 그러했듯
    풍성함의 유혹에서 오직 한 줌의 시간만 남는다

    무엇인가 남긴 사람들을 보면
    그들에게 시간은 숭고했다
    자기에게 주어진 만큼의 시간을 얼마나 쪼개어 사는지..

    이름하여 박사
    이름하여 교수
    이름하여 그 무엇을 지닌 사람들을 속으로 매캐한
    연기를 뿌려 날리며 바라 보았었던 시간들이 있었다

    그러나..
    그네들 과정의 삶을 엿 보며
    사내의 눈물과 좌절을 보았고
    낮고 깨어져 겸손히 무릎 꿇음을 보았다

    무엇인가 제대로 일궈내는 이들..
    아마도 '시간' 과 '마음' 을 제 자리 제 높이에 두고
    잘 관리하며 성실히 살아 온 사람들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개인적으로 존경하고 싶은 분이 있다
    '황장엽' 그분이다 그분이 처음 대한민국에 발을 딛은
    첫날 텔레비젼을 통해 찰색과 눈빛을 대하고 얼마나
    가슴이 뛰던지..내 알 수는 없지만 그분의 삶의 고고하고
    맑음이 느껴지는 범상한 눈빛에 끌려 들어갔었다

    몇해전 우연한 기회에 무게와 두께가 꽤 나가는 그분의
    자서전을 손에 쥐고 잠을 이룰 수 없어 밤을 새운 적이 있다
    혹독하리 만큼 절제와 성실로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과 일에
    최선을 다해 살아 온 그 분의 삶을 들여다 보며 청춘을 다
    받쳐서라도 그분 곁에 머물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으니^^
    물론 나 혼자 읽기 너무 아까와 당시 젊은이들에게 소개하고
    돌려 볼 정도였으니 내가 얼마나 그분을 가슴에 넣고 있는지

    이곳에서 만나는 젊은 부부들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나이들어 그 값의 함량에 부족한 나.. 무엇하며 살았을까..
    그들이 한국으로 돌아가 사회라 불리우는 블럭 한 자리에
    끼어 앉아 제 자리 제 값을 충실히 해 낼 것이라 믿는다

    보편적 은혜로 너와 내게 주어지는 시간
    지금..어찌 보내느냐에 그대의 미래가 달려있다면..

    그대에게 묻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