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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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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바람팽이치기


BY 밥푸는여자 2004-03-24

     

     

    봄이되면 나뭇가지에 물이 오르고 새순이 돋아 납니다
    나무가지에 움트는 싹들이 거저 자라는 줄 알았었지요
    봄 바람에 산들거리는 여린 싹을 보며 문득 어릴 적
    팽이치기가 생각이 났더랬습니다. 팽이를 멈추지 않게
    돌리려면 적당할 때 팽이채로 때려 주어야 하는 것처럼
    바람에게도 손이 있어 자궁안에 웅크린 태아처럼 솜털로
    폭 쌓인 새순들이 게으른 몸짓으로 웅크리고 새눈을 뜨고
    있는 그 여리디 여린싹을 바람 채로 쳐대가며 채근 하기도
    하는 것 아닐가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저 가지에 붙어 있다고 저절로 크는 것이 아니라 바람에 흠씬
    맞고 햇볕 따갑게 끌어 모으고 밤 사이 물을 빨아들이기도 하며
    자라는가 봅니다. 하늘을 향해 솟아 오른 순들을 가만히 살피자니
    땅에 가까와 햇살과 거리가 먼 곳일 수록 더욱 더 길고 실하게
    자라있습니다. 땅의 기운이 힘차게 닿아서 일른지 혹 하늘 기운을
    악착같이 더 받으려는 이유일른지 모르지만 분명 하늘 햇살과
    가까운 순에 비해 토실토실 물이 오른 살이 쪄 있었습니다.

    초 읽기로는 보이지 않겠지만 내일이면 하루를 살아온 만큼
    더 자라 있을 것입니다. 오늘도 내일도 살아 온 날 만큼 제
    이름 값을 하며 피고지고 할 것입니다. 살아 온 만큼
    제 값을 한다는 거 그거 쉬운 일 아니겠지요..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바깥세상을 볼 수 있는 눈과 자연의
    소리에 귀 기우릴 수 있는 귀와 삶은 그러하지 못할찌라도
    느낌을 갖고 자신을 돌아 볼 수 있음이 얼마나 감사한 일
    인지모르겠습니다. 어제는 그러하지 못한 형편의 장애우들을
    생각해보니 마음이 짠하고 웬지 모르게 미안한 날이었습니다.
    정상적으로 누리며 살아가는 나..값을 제대로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흐르는 곡.....쇼팽 피아노협주곡, 로만차/ 천국의 계단 OST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