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을 지나치다 문득 이런생각을 해보았습니다. 나무 가운데 사람의 말을 알아듣고 사람의 감정을 느낄 줄 아는 나무로 악기를 만든다면 어떨까.... 사람 마음을 많이 드려다보고 그네들의 인고의 세월을 함께 보낸 나무, 홀로 지내야 하는 외로움을 아는 나무, 그 안에 아픔을 삭히고 삭힌 나무가 있다면 그 나무로 악기를 만든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아주 오래전부터 꽃들에게 말을 하고 나무에게 말을 하며 풀잎에게 웃음을 보내며 살아왔습니다. 덕분에 그네들을 진정 사랑하는 방법도 내 나름대로 익혀가면서 사계절의 오고감에 그네들 나름대로의 고뇌를 함께하며 지냈습니다. 때론 짓눌리기도 하고 때로 부러지기도 하면서 자기자리의 자존감을 제대로 지켜가는 그네들을 보아왔습니다. 나라는 인간 태어나면서 늘 누군가의 보호속에 살아왔으며 지금도 알게모르게 누군가를 의지하지 않으면 안돼는 사람 입니다. 홀로서기에 익숙하고 누구보다 자신 있다고 자부 하면서도 내심 늘 누군가를 의지하며 지내왔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그 누군가가 나를 과보호하려 할 때 나는 늘 지례 겁을 뒤집어 쓰고 어릿광대 몸짓으로 나 다움을 잃습니다. 나무가 그런 것 처럼 꽃들이 그런 것처럼 아마 나도 모르는 사이에 그네들 삶에 동화 되어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환경에 내 스스로 죽고 마는 존재가 되어버렸나봅니다. 아니지요 어쩌면 살아있다는 생물은 무엇이나 제 자리를 벗어나거나 제 자유의지가 꺽이면 시들시들 죽어가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오늘은 날이 매우 차갑습니다. 이런 날에 바깥 나들이는 내게있어서는 고통입니다. 시원스레 살을 에이는듯한 바람을 가슴에 안고도 싶습니다 산등성이에 올라 마음껏 소리라도 지르고 싶습니다. 허지만 이내 온 몸을 타고 들어오는 찬바람은 헐떡거리는 고통으로 내 스스로를 버겁게 합니다. 겨울을 좋아하는 것은 마음이며 생각일 뿐입니다. 내 약한 육신은 여름과 겨울에 가장 아프게 깍인다는 것 아주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 것 인지 나는 아주 좋은 악기가 될 것도 같습니다 잘난척이라 생각하지 말아주세요 왜냐하면 내 그만큼의 아픔을 속 살 떨리도록 구겨넣고 살아온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다행 인지 목소리로 지어내는 노래는 조금 부릅니다. 이제 눈빛과 마음 으로도 좋은 악기가 되어야겠다고 생각 했습니다. 앞으로 내게 남겨진 날, 그 분 부르시는 그날까지 힘든 이웃들 마음의 귀에 좋은 연주를 들려주는 악기로 살아 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