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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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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계를벗어나지못하는일"


BY 밥푸는여자 2003-09-20



      
      
       "한계를벗어나지못하는일"
      
      배부른 소리 같겠지만 온 땅을 뒤흔들었다는 
      무서운 태풍도, 지리한 장마도 내 마음을 뒤
      흔든 혼돈과는 비교가 되지 않았습니다.
      요동함없이 돌아가는 지구의 축처럼 지금까지 내속에 나는 아주 단단한 축으로 돌아가고 있 었으니요 어릴 때 읽었던 동화속 검둥이소녀 가 하얀 얼굴을 갖고 싶어 날마다 시냇가에서 얼굴을 박박 문질러 세수를 했던 것처럼 나도 하루에도 몇번 씩 이성의 돌멩이를 꺼내 나를 박박 문질러 보기도 했습니다. 혹시 흔적이 사라질 수 있을까 해서 말이지요 얼마나 바보 같은 짓 입니까 차라리 현상적인 것을 문질러 피를 쏟아 버리고 나면 나을 것도 같습니다.
      사람들과 만나면 어떠냐구요 물론 아무도 모르 겠지요 늘 평안한 미소와 따뜻한 말로 일상을 지어내며 사는 이중적인 나를 가지고 있으니요 허지만 나를 드려다 보면 보입니다. 두터운 껍 질을 벗겨 내 버리고 싶은, 가슴에 툭 하니 던 져진 돌덩이 꺼내 잘게 부셔뜨려 가는 먼지로 태평양 어디쯤에 흩뿌리고 싶은, 그래서 다시 돌덩이로 뭉쳐 내 마음에 앉지 못하게 하고 싶 은 기억들이 있습니다.
      사막 한 복판에 물 한 바가지, 펌푸한대의 예화 처럼 내게 남아있는 물 한 바가지 펌푸에 부어 피 땀흘리며 펌푸질하면 새로운 물 넘쳐 날까요 어쩌면 평생을 펌푸질해도 퍽퍽 달아 빠진 고무 소리만 나고 물이 점점 줄어들어 삶의 사막에서 타버려 죽을 것 같은 불안함이 있습니다.
      돌아누운 흔적들 그것은 비겁한 것이었습니다 타인의 방안에 숨어들었던 내 탓입니다. 다행 인 것은 내게 양심이란 물 한 바가지 남아있 습니다. 신앙이라 말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구 차한 변명같은 말들을 '신앙'이란 거룩함에 구겨 넣고 싶은 생각없으니요. 더 잔인하자면
      남아있는 물마저 사막에 쏟아버리고 싶습니다 모래속으로 스물스물 기어들어가 흔적도 없이 작렬하는 태양볕에 말라버려 갈증으로 헤메는 사람을 보고 싶어서 입니다. 그분은 늘 용서 라는 말로 내 마음을 다스려 오게 했지만 그 마저 살다보니 최면에 걸린 사람처럼 살아 온 내 오만이었던 것입니다.
      그랬습니다 내 이해와 용서는 결국 사람 만이 할 수 있는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