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내
허물 벗었다
허연 백태가 끼고
그렇게 입안에 허물
몇 차례 벗기고 나니
가을이란다..
그늘 드리운 아름드리 나무아래 앉았다
제법 기운 쎈 개미들 왠 기둥이냐 하고
올라오고 ㅋㅋ 하루 해가 모자란 듯
엥엥 거리던 벌들도 서서히 제 집 찾아
갈 준비를 하는 거 보니 밤이 되는 모양이다.
느릿느릿 다가 올 줄 알았던 내게로 오는 세월은
또 다른 세상을 등에 업고 축지법을 쓰고 있으니..
뭐가 그리도 뒤 돌아 보는 세월에 아쉬움이 많은건지
마음 한 켠 싸 ~ 한데 울 아들 배고프다며 베란다 너머로
앙앙 소리친다..내 배에서 나는 소리 또한 살아 있음의 비명이다.
그렇게 또 하루 가고
밤이면 벗어 놓은 허물 챙겨 입는다.
내일 또 다른 허물 벗어 낼 거면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