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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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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편지


BY 김별하 2003-07-28

*사랑하는 엄마,아빠께~*

안녕하세요,엄마,아빠!

저 별이예요. 엄청 많이 컸어요.

엄마 얼굴만하게 달덩이 같이 살도 쪘구요? 뼈도 튼튼해 져서 키도 엄청 많이 컸답니다~

이게 누구 덕이냐구요?

두말하면 잔소리죠. 다 엄마와 아빠가 저를 잘 키워주셨기 때문 이예요.

정말 감사하구요, 몸만 큰게 아니라 마음도 사랑으로 꽉 찼답니다*^^*

저는요~ 매일매일 맛있는 음식을 먹고, 포근한 이불로 편히 잠자고,

엄마품에 안겨 엄마 숨소리 들으며 사랑을 전달 받는것,

아빠랑 다정하게 대화를 나누는것,

명랑한 학교생활을 하고, 친구들과 잘 지내는 것,

이런 모든 이유 덕분에 저는 하루하루가 너무 행복하고 즐거워요 히힛!!!

엄마, 아빠! 사랑하구요~ 안예쁜 편지지에 라도 좋으니까 답장 꼭 주세요.

부탁 드릴께요 사랑해요~

2003년 7월 15일 *큰딸 별이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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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편지를 내 책상위에 올려 놓으며 우리집 잔다르크는 내게 이렇게 말했다.

"엄마, 오늘, 곧 있을 여름방학을 맞으면서 수업시간에 부모님께 편지쓰는 시간을 갖었어요.

그래서 이렇게 썼거든요? 그러니까 잘 읽어 주시고 답장 부탁합니다~

엄마가 직장에 나가시랴 집안일도 하시랴 우리도 돌보시랴 바쁘신거 아니까

무리한 요구는 안할께요. 그냥 엄마 편한곳에 답장해 주시면 돼요"

"그럼 엄마가 이메일로 날릴께. 그럼 훨씬 좋잖아. 그것두 카드메일. 어때?"

"안돼요. 그런거말구 직접 써주세요. 제가 오래도록 간직할 수 있게"

"왜, 디지털이 좋지않니?"

"편지는 역시 아날로그가 훨씬 더 좋은것 같아요. 편지는 마음이 고대로 옮겨진거잖아요."

우와~ 띠~잉.-_-;

나는, 정말 성큼 마음의 키가 커버린 별을 실감한다. 벌써 그차이를 알아차린 그녀의

귀한 느낌을 여름날의 수박물 처럼 시원하고 달콤하게 내마음 속에흡수했다.

그간 내가 얼마나 원했던 일인가. 서로가 바쁘더라도 따뜻한 아날로그식의 편지를 주고받기위해 아이가 글자를 깨치기 훨씬 이전부터 편지를 써서 주곤 했었다. 아이가 비록 글자를 알지 못해도 그림이 아름다운 편지지에 간단한 마음을 적어 직접 읽어주곤 했는데 그때도 어린아이였던 별이는 괭장히 좋아했던 걸 나는 기억한다.

'편지'라는 단어가 그녀에게는 아주 익숙하고 친근하기까지 한것이다. 이제 그녀는 편지의 아름다운 의미를 완전히 깨우친 모양이다. 아니 그녀 보다도 내가 더 그 의미에 대해 황홀해 하고 있는건 아닐까? 아날로그식 편지 속에도 그녀의 디지털 방식의 표정문자를 자유롭게

표기한걸 보면 그녀도 이미 디지털 속에 젖어 있는건 사실 이지만 그녀가 아날로그도 고수할 줄 안다는 능력을 내가 발견했을때 나는 마음속이 짜릿했다. 여러가지를 한꺼번에 그녀에게 쏟아 부어도 그녀는 가닥가닥을 잘 잡아 판단하고 평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걸 내가 알아버렸기 때문이다. 나는 오늘밤 몰래 답장을 준비한다 그녀가 보고 행복해할 그런 답장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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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딸 별에게*

너무나 믿음직스럽고, 사랑스럽고 멋진딸 별아!

엄마는 별이 편지 받고 얼마나 감동 먹었는지 아니?

그야말로 감동의 도가니탕(?) 이었단다.

"와~ 그사이 무지 많이 컸구나!" 하고 말이야.

겉으로 별로 표현은 안했지만 마음속은 사랑과, 믿음 그리고, 희망으로

가득 차 있다는걸 알고난 후 엄마는 더욱 열심히 살아야겠구나 하고 느꼈지.

가끔은 엄마, 아빠도 슬플때가 있고, 힘들때도 있고, 보구싶은 사람도 많이 있지만

참고 지내지. 엄마,아빠는 그런거란다. 너희들 처럼 투정부릴수 없으니까 참는거야.

아니, 너희들의 투정을 다 받다보니 엄마,아빠는 투정부릴 여유가 없다는 말이

더 맞을까? 사실은 어마도,아빠도 그러고 싶은데......

그러고 보면 너희들은 참 행복한거야 그치?

별아! 넌 작은 일상에 행복해하고 감사할줄 아는 아름다운 소녀야.

맞아. 그렇게 아주 작고 사소한 일에도 행복해하고 감사해 할줄 아는

우리별이가 엄마는 너무나 근사해 보여. 한마디로 짱! 이야.

사람이란 누구나 어려운 일이 생길때가 있기 마련인데

그때 그 어려움을 겪으면서 더 씩씩하게 자라고, 능력도 많이 생겨서

훌륭하게 큰다는거 별이도 알지?

성공한 인물들은 모두가 힘겹도록 어려웠던 때가 분명 있었고

그때를 잘 참고 견디면서 노력했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었던 거란다.

엄마,아빤 우리큰딸이 멋지게 성장해 줄거라 믿어.

벌써 엄마랑 친구가 되어버린 우리큰딸.

앞으로 더욱 잘해보자. 무슨 일이든 스스로 에게 한 약속 만큼은

꼭 지키도록 애써보기로 하자, 알았지?

아빠도 아마 감동 드셨을걸? 컵에 따라 마셨을까? 아니면 병째 드셨을까.ㅎㅎㅎ

네가 전화로 읽어드렸다면서? 아빠가 힘이 많이 나셨을거야.

아빠께 자주 음성 메세지도 남겨드려. 그래서 아빠가 별이로 인해 더욱

힘이 나시도록 별이가 힘좀 써봐. 별이는 아빠랑 닮은점이 너무나 많은

붕어빵 커플 이니까. 사랑해~

Endless love your m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