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여자는 예쁘지 않아도 아름답다
불타는 사랑으로 시심을 수놓고
울긋불긋 들녁을 적시는 그대는
하루를 거두는 노동자요
투명한 가을
노동의 기쁨 그대로여라
어머니의 가슴은 열두자이고
어머니의 가슴을 더듬는 그대는
이제야 나를 사랑하는 당신
아침해처럼 떠오르는 어린아이의 웃음
벙긋 벌어지는 석류 같아라
가을여자는 꾸미지 않아도 아름답다
미장원을 가지 않아도
백화점을 찾지 않아도
화장기 없는 그대는
새빨갛게 물들어 가는 단풍잎 하나
고추밭에 뒤늦은 풋고추를 거두는
수건을 쓴 여자가 무서리에 가을을 옮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