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베란다에는 화초가 놓여있다
화초가꾸기를 좋아하는 남편의 부지런함 탓이다
나는 온실의 화초는 그닥 좋아하지 않는다
아마 남편이 없었으면 풀한포기 꽃 한송이 없는 황량한 집이었을 것이다
남편은 퇴근을 하면 정성스럽게 물을 뿌려주고 일요일이면 아예 물을 갈아준다
화초 기르는 것을 유심히 본 아이도 아침이면 학교 가기전 물뿌리개로 칙칙 물을 화초에 준다
그래서인지 화초는 파랗게 돋아 올라오고 보라색 꽃이 핀것도 있다
아마도 집에서 기르는 화초는 부지런함과 정성을 먹고 사나보다
어린아이 크듯이 말이다
아파트로 이사오기 전에는 양난을 기른적이 있었다
잎이 싱싱하고 푸른 양난을 잘길러 보겠다고 다짐을 했건만 어쩐일인지 아이가 감기를 하면서 난을 잊어 먹고 있었다
그러다가 생각이 나서 난을 들여다 보니 난은 물을 못 먹어 말라가고 있었다
그 난을 살리려고 물을 주고 비가 오면 밖에 내다 놓았지만 한번 시들기 시작한 난은 살아 피어날 생각을 못했다
그뒤 난 화초 가꾸기는 포기하려 했었다
차라리 조그만 화단을 만들어 상추나 배추를 심으면 몰라도.
이사오기전 이층집에는 조그마한 화단이 있었다
그 옥상에다 배추를 심고 무우를 심고 심지어는 돈부며 토마토를 심어 놓았는데 잘자라고 있는지 궁금하다
나는 야생화를 좋아한다
집에서 기르는 화초는 어쩐지 생명력이 떨어져 보이기 때문이다
산이나 들에 얽혀 피고 자라는 야생화나 잡초를 보더라도그푸르름 향기와 생명력을 맡을 수 있어 좋았다
그래서 아이가 어느정도 자라면서 일요일이면 들로 산으로 나갔었고 하루라도 휴일날 나가지 않으면 봄을 여름을 잃어버린다는 생각을 했다
그것은 야생화나 잡초에 대한 향긋한 그리움이었던 것 같다
집에서 화초를 심는 것도 가꾸는 것도 남편이 전담해서 그런지 화초에 정이 안간다
그런데도 나뭇잎 하나 말라가면 괜히 싸한 가슴이 인다 그런 화초를 보면
산이나 들을 뛰어 다니며 살고 싶은 본능이 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