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뜰의 달팽이다.
예쁜 조개 같기도 우렁 같기도 하다.
하지만 겉모양과 달리 하는 짓은 얼마나 미운지 모른다.
겉모양에 혹한 내가 미련하고 바보 같은 짓을 하고 말았다.
아침 산책 길에 어느집 뜰에 기어다니는 달팽이가 귀엽다는 생각이 들었다.
몇개 주워 우리집 뜰에 놓아주었다.
인터넷을 뒤져보니 원래 식용으로 기르던 것들이 탈출하여 퍼진 거라고 한다.
이쁜데 먹을 수도 있다니 횡재라도 한 기분이다.
된장 찌개에 넣어볼까, 아니면 버터를 발라 구워볼까...상상의 나래를 폈다.
해가 바뀌고 달팽이 숫자가 늘어 식용이 가능할 만큼 숫자가 되었다.
농장에서 기르는 것과 달라 독성분이 있는 풀을 먹었을 수도 있으니 잡아서 일주일 쯤 지나 독성이 빠진 다음 식용으로 하는 거란다.
시키는 대로 해봤는데 쓰고 질기고 퉤퉤퉤.
달팽이 요리가 최고급 요리라던데, 뭐가 문제인지 모르지만 아니올씨다였다.
해가 바뀌고 또 바뀌고, 달팽이 수도 따라서 늘었다.
잔디 대신 온통 꽃과 나무가 심겨있는 우리집 뜰은 달팽이 천국이다.
잡아도 잡아도 줄지 않는다.
비가 내린 뒤에는 비릿한 냄새까지 난다.
약을 해서라도 죽이라고 남편이 성화다.
화학물질이라면 비료도 쓰길 거부하는 나도 어쩔 수 없다.
달팽이 죽이는 약을 사다 뿌렸다.
그래도 씨를 말리지는 못한다.
없어진 것 같다 또 숫자가 늘어난다.
귀여워 보이던 달팽이가 너무 많아져 이제는 징그럽다.
때론 이런 생각을 안하는 것은 아니다.
세상은 공존하는 거야,
우리집 뜰에 꽃과 나무만 살란 법이 어딨어, 벌레도 살고 달팽이도 살아야지.
그래야 그것을 먹고 사는 새도 날아드는 거지.
그 생각은 잠시다.
이쁘라고 키우는 화초가 달팽이에 뜯어먹혀 지저분해 보인다.
특히나 아끼는 다육이에 들러붙어 파먹고 있는 달팽이를 보면 맘이 무너져내린다.
어지간해야지, 작작 파먹어라, 그만 좀 파먹어, 도무지 염치라곤 없으니...
새들은 뭐하는 거야, 달팽이 좀 잡아먹지.
애먼 새까지 들먹이며 짜증을 내보지만 이 모든 것은 내 탓일 뿐이다.
달팽이가 뭐가 이쁘다고 주어 들여 이 고생인지...
내 불평과 상관없이 지금 우리집 뜰은 달팽이 천국이다.
그런데 휴스턴에 와서 민달팽이가 개 밥그릇에 모여드는데 어찌나 크고 많고 징그럽던지 소름이 돋을 정도였답니다.
마치 뱀이라도 본 기분이었어요.
사진에 올린 달팽이는 여기 살면서도 못보던 것이라 처음에 발견했을 때 신기하고 이쁘더라구요.
그랬는데 어찌나 무서운 속도로 번식을 하는지...징그러워요.
상추같은 잎채소를 초토화시키니---.
프라스틱바가지를 거꾸로 엎어두었다 이른 아침에 나가보면 그 안에 많이 숨어들어 있을테니 그때 달팽이에 왕소금을 뿌리세요
달팽이가 잎사귀를 다 먹어치우지 않아도 흠집이 난 채소는 상품 가치가 떨어져 제값을 받을 수 없을테니까요.
달팽이 잡기 쉬운 방법을 알려주시니 고마워요. 그렇게 해봐야겠어요.
내장 빼고도 해봤지요, 그래도 씁쓸하고 질기고 그렇더라구요.
무엇보다 울남편이 꺼림칙해서 싫다고...ㅎㅎ
하긴 여기서도 처음에 이뻐보였지요.
크긴 했지만 전혀 징그러워 보이지 않았어요.
그런데 하는 짓을 보고 불어나는 속도를 보니 절로 징글징글...ㅎㅎ
그 땐 나비며 잠자리가 참 많긴 했어요.
프랑스 여행중에 한번 먹어봤는데 호기심에 한두번은 먹어도 계속먹는것은 제 입맛에는 아니었어요
달팽이 귀엽기는 하지만 식물에는 안좋다고 들었는데 에고 그렇게 되었군요
버터 범벅을 해서 구우면 어쩔런지...건강을 생각하면 내키지 않구요.
거기에 울남편 달팽이를 먹는다는 생각 자체를 거부.
이래저래 포기하기로 했어요.
요즘은 코로나 무서워 달팽이 죽이는 약 사러가는 것도 꺼려지고 그저 틈나는대로 주워 지퍼백에 담아 버립니다.
이리 달팽이가 많으니 전 글에서 맺음말이 달팽이나 잡으러가야겠다라고 하셨군요.. ^^
그래서인지 종류도 많아요.
사진에는 한 종류만 보이지만요.
맞아요, 이렇게 달팽이가 많아서 틈만나면 잡고 또 잡고 한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