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모든 것이 늦추어진 상황인데 3월의 꽃들은 늦추지 않고 자연의 섭리에 맞추어 피어오르겠지?
생각만 해도 풋풋한 새싹이 인사하는 거 같아 기분이 좋아지고
벌써 봄꽃들이 내면에서 아른거린다.
주말에 산책을 하다보니 아닌게 아니라 산수유가 노랗게 수줍게 올라오고 있었다.
쇼핑몰에 가서 알게 된 네마타투스.
주황색의 통꽃이 금붕어를 복어를 닮아서 금붕어초라는 이름이 주어진
골드피시 플랜트. 네마탄투스라고도 하는데 금붕어초라는 이름이 제일 마음에 든다.
금붕어 노는 곳에 부레옥잠화가 떠 있는 모습은 종종 봤지만 금붕어초는 낯설다.
그럼 이 꽃도 붕어들 노는 곳에 갖다 놓아도 될까?
몇 주 전에 쇼핑몰에 갔다가 나른한 오후에 북카페에 들려 커피 한 잔에
창 밖을 보며 졸면서 책을 보며 여유롭게 보냈던 그날이 까마득한 옛 일 같다.
코로나19로 몸도 마음도 힘들다 힘들다하면 더 힘드니
기지개 펴 보며 내가 재미나게 하는 일을 찾아 본다.
밥맛은 그런대로 괜찮지만 상큼하게 달래무침이나 해서 저녁상에 올려 볼까?
오이를 길게 반으로 갈라 납짝하게 썰어 소금에 살짝 절여
다듬어 놓은 달래를 썰어서 양념장에 살살 섞여 곱창김에 싸서 먹으니 엄지 척이다.
곱창김은 이번 설날에 고모님이 보내주신 김인데
팬에 구워 양념장과 싸 먹으면 그만이다.
나는 김을 담백하게 구워서 먹는게 제일 맛나다.
들기름에 구워 먹거나 참기름에 구워 먹으면 맛나다고들 하지만 그냥 심심하게
다른 맛이 첨가되지 않은 순수한 김에 갓한 밥을 싸서 먹으면 입맛에 잘 맞는다.
양념장은 달래양념장은 남편이 좋아하지만 이번엔 달래무침에 싸서 먹어 보라고 했더니
역시나 달래양념장이 더 맛나단다.
그래서 난 가끔은 틀에서 벗어나 창의적인 음식을 조합해서 먹는 것도 좋은 일이라고
대답하니 말없이 웃는 남편.
달래무침이나 콜라비무채에 싸서 먹으니 충무김밥보다 더 맛나다.
어쩌다 보니 파래무침도 하게 되었는데 간이 조금 짠 듯하여 배를 반 쪽 썰어 넣었다.
톳나물도 초고추장에 무치게 되고,
깻잎멸치 찜을 해 놓으니 내가 부자가 된 기분이다.
기분이 업되면 움직이는 손 멈추지 않고 냉장고 한 번 더 열어 보고
토마토 마리네이드까지 완성한다.
방울토마토를 칼집내어 끓는 물에 살짝 넣었다가 건져 껍질 벗겨
올리브오일과 바질, 다진 양파, 발사믹 식초와 소금, 꿀을 잘 저어 소스를 만들어
함께 버무리면 괜실히 식탁이 예뻐 보인다.
옛 어른들은 쌀독에 쌀만 있으면 부자라도 했던가?
난 밑반찬이 여러개 준비되어 있으면 마냥 입꼬리가 올라간다.
밑반찬을 준비해 놓으면 확실히 여유가 있어서
식사 때에 생선이나 다른 반찬 하나만 추가하면 훨씬 손이 편하다.
이참에 국거리까지 준비해서 놓으면 너무 무리지?ㅎ
먹기 위해 사는 건지 살기 위해 먹는 건지 어떨땐 아리송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