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마트로 가는 길에 사람들이 줄서서 있기에 호기심 발동으로 까치발 들고 들여다 봤더니
트럭에서 생선을 파는 아저씨가 생선을 다듬고 있었다.
싱싱하고 큼직한 갈치가 금방이라도 바다로 뛰어 갈 듯 빛깔도 은빛이라 나도 모르게
생선 값을 물어보며 하나 사기로 마음 먹었다.
장사를 잘하시는 분이신지 단골 손님들도 더러 아는 체를 하고 줄서서 기다리고 있는데
내 앞에 계신 분이 삼치 한 마리를 고르시고는 서비스를 주는 삼치를 미리 골랐다며 좋은삼치
없어지기 전에 미리 골랐단다.
그것으로 손질해 달란다.
...........
아저씨는 순서대로 빠르게 생선을 손질하시고 계시는데
갑자기 내 뒤에 계신 분이 당신이 먼저 왔다며 나에게 말한다.
이럴 때 대략 난감이다.
아직도 새치기 하는 분들이 계시나 싶어 조금 전까지 못 본 거 같다고 했더니
내앞에 계신 분이 무슨 이야기를 한 거까지 나열하시는데
그냥 귀차니즘에 먼저 하라고 손짓을 했다.
할머니 한 분은 추우신데 고등어 사시겠다고 기다리고 계셔서 내가
너무 추우실텐데 어떻하냐고 걱정되어 여쭈니 그냥 웃으시는 중에
갑자기 트럭 아저씨가 나에게 말을 건네며
"이 갈치가 좋겠지요?" 하시네.
"아! 네. 좋아 보이네요. 사장님이 골라주시니 좋겠지요."
하고는 기다리는데 앞에 계신 분이 오징어를 사시면서 삼치는 미리 골라놓은 거라며
계산을 하시면서 아까 2만원어치 생선을 사고 지금 2만원어치 사니 삼치는 서비스가 아니냐는 말에
사장님께선 아니라고 삼치는 갈치만 한 박스 4만원에 사시는 분께 드리는 서비스란다.
뽀루퉁해진 아주머니는 그냥 손질한 오징어만 들고 가시고
삼치는 내 몫이 되었다.
생각지도 못했는데 사장님은 손으론 생선을 손질하시고
눈과 귀는 손님을 향해 있어서 내앞에 새치기 하시는 분을 가볍게 뒤로 하시고
내 생선을 먼저 손질해 주시고 삼치까지 챙겨주신 게다.
은빛갈치가 싱싱하고 좋은데 세마리에 4만원이면 참 싸게 잘 산거다.
마트에서 사려면 먹을만한 갈치는 꽤 비싸서 자주 사기가 겁나는데 말이다.
그날 저녁은 왕갈치 덕분에 저녁이 푸짐했다.
특히 생선은 남편이 제일 좋아한다.
아들은 고기반찬을 제일 좋아하고 생선은 살이 많은 고등어가 제일 좋단다.^^;;
나도 생선을 좋아하는데 생선을 구우면 냄새가 나서 좀 싫지만 구이가 맛나긴 사고, 조림을 하면 남아서
다음에 먹을 때 그 맛을 잃어서 대략 난감이다.
뭐든지 제때 먹는게 최고의 맛인데
아침, 저녁 상에 새로운 반찬을 올리는 것도 보통일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