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롱나무 사진을 보다가 우연히 컴에 저장된 사진파일을 열어보니
사진이 넘쳐났다. 언제부터 정리가 안 된 사진인지 뒤죽박죽이라 펼쳐 본 김에 정리좀 해야 되겠다 싶어
정리를 하나씩 하는데 생각만큼 금방 끝나는 작업이 아니라는 걸 알았다.
커피를 한 잔 내려 마시면서 양쪽 손가락 운동을 하면서 하나씩 삭제되는 사진들.
사진을 찍을 당시에는 오랫동안 두고 보려고, 순간이 아름다워서 찍었지만
일 년이상 더 오래된 사진을 보니 식상한 사진도 있고,
왜 이런 사진을 굳이 찍었나 싶은 사진도 있고,
그때는 빛을 발휘하지 못한 사진도 눈에 들어오니 새롭다.
사진을 정리하면서 그시점으로 되돌아가니
내가 그 당시에는 어떤 스타일로 어떤 사진을 많이 찍었는지 알게 되었다.
인물사진은 추억의 장에 고이 접어두고 필요이상의 사진은 연도별로 구분하니
한결 보기좋고 깔끔하다.
사진도 정리하듯이,
폰에 전화번호도 정리하려 한다.
오래된 이름들, 몇 년이 지나도 한 번도 연락을 안 하며 사는 이름들은
전화번호 목록에서 지워야겠다.
나도 상대방도 이젠 이해관계가 끝났는데 굳이 사람이름만 많이 보유하고 있는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정리를 하면 무엇보다 마음이 가벼워서 좋다.
많은 것을 껴안고 살기보다는 딱 필요한 것만 가지고 살면 얼마나 좋을까만
사람의 욕심이 그리 쉽게 버려지는 것은 아니니 생각의 정리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