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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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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두통-열무김치


BY 마가렛 2019-08-20

한번씩 머리가 아프다. 머리 윗부분이 아프면 며칠씩 진행되다가 언제그랬냐는 듯이
조용해진다. 며칠 전에도 머리가 아파서 상비약인 두통약을 먹었더니 괜찮았는데
오늘 아침에 다시 머리가 띵하고 신경이 쓰여 혼잣말로 머리가 아프다고 중얼거리니
남편이 약을 먹으란다. 내가 먹었던 약과 같은 이름이지만 조금다른 두통전용 약이라고
한 알 먹으라고 했는데 내가 잘 못듣고 두 알을 먹었다.
그럼 두배의 효과로 빨리 나으려나..ㅎㅎ

어제 김치냉장고를 보니 열무김치가 바닥을 보여 일명'김치데이'로 날로 바꿔 김치를 담궜다.
친구가언젠가 열무김치를 맛있게 담그는 방법을 이야기를 했는데 벌써 기억 저편으로 사라지고
핵심은 감자풀인 것 같아 기억을 끄집어 내고 나의 레시피를 혼용하여 만들어 보기로 하고,
아직까지 열무가 모든 채소가 값이 싸지지는 않았지만 김치없인 못살아~ 하는 가사처럼
우리집 식단도 김치는 필수중에 필수다.

이번엔 고추가루도 전혀 사용하지 않고 홍고추만 갈아서 사용했다.
감자는 대충 썰어서 믹서기에 갈아 물과 함께 끓이면 되고
양념은 멸치액젓과 새우젓을 이용했는데 생각보다 깔끔한 열무김치가 맛있다.
열무1단+얼갈이1단의 비율 때문인가?
감자풀 덕분인가? 아님 나의 숨겨놓은 비법(유근피 끓인 물)을 조금 넣어서 그런가?

퇴근한 남편에게 아주 큰일을 한 사람처럼 열무김치 담궜다고 자랑을 하니
애썼다며 김치맛좀 보잖다.
"내일 먹는 게 더 맛있는데..." 하면서 김치를 내놓지 않고 익은 열무김치를 마지막으로
테이블에 올렸더니 역시나 젓가락과 거리가 멀다.
인심쓰던 금방한 열무김치를 내놓으니 한 젓가락 먹으며 맛있다며
"여기엔 재피가루를 뿌려서 먹어야 더 맛있는데." 한다.
매운탕에는 재피가루 넣으면 맛있는데 김치에는 내가 썩 좋아하지 않아 본인이 드실 김치에만
뿌려 드시라 했다.
그러고보니 오늘 우럭 매운탕에도 재피가루를 넣었더니 남편이 잘 드셨구나.

설거지를 해야되는데 꾀도 나고 힘도 들어서 남편에게 슬쩍 
"자기가 설거지 할래? 아니면 재활용 쓰레기좀 정리 해 줄래?"
선택을 하게 하니 설거지는 싫다며 방의 휴지통을 들고 나온다.
'성공이닷!' 휴지통을 세 개 뽀드득 씻으며 쓰레기를 정리하는 남편의 엉덩이를
한 번 툭툭 쳐주고 싶었지만 참고 "참 잘했어요. 역시.. 고마워~" 하면서
인사말을 건네니 머슥하게 웃는 남편.
그러고 보면 남편은 정리를 참 잘한다. 나도 벌려놓는 스따일을 아니지만
남편앞에선 명함도 내밀지 못한다.
그래서 부부는 좀 다른 면이 있는 사람과 만나면 좋은가 보다.
가끔은 세심함과 예민함으로 나를 건드려 한번씩 큰소리를 내게하지만 이런 일을
재미나게 잘도와주니 나로선 고맙다.

글을 쓰다보니 두통이 조금 가라앉았나 보다.
집중을 하면 괜찮은데 생각이 너무 많으니 머리가 아픈가 싶기도 하고
어쨌건 두통은 노땡큐다. 어제부턴 오른 쪽 어깨밑도 결리는데 신경이 쓰여 자주 스트레칭을 하는데,
 셋트로 아프지 말고 어서 나으라니까...*
머리두통-열무김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