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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864

시화달전망대


BY 시냇물 2019-08-16

어젠 비도 오는데 모처럼 나들이를 했다

작은딸램네와...



더위에 이것저것 집안 일에만 매달리다 보니

답답함도 느껴져 작은딸램에게 의중을 물었다

그러잖아도 연락하려 했다며 함께 가잔다

언젠가 딸램이 다녀온 것이 생각나 시화달전망대로 향했다

집에서 나올 때만 해도 조금씩 뿌리던 비가

가는 동안 점점 굵어져 내심 걱정이 되었다

운전하는 사위가 힘들까봐서

카시트에 의젓하게 앉은 손주는 

우리를 보더니 

"함무니, 하부지!"

하며 좋아라 한다



1시간 여를 달리니 양쪽으로 바다가 보이며

비는 오지만 앞뒤가 건물로 꽉꽉 막힌 우리 동네를 벗어난 게 속이 다 뻥 뚫리는 듯 해

나오길 잘했다 싶었다




시흥을 지나고 드디어 휴게소에 도착했는데

휴일이어서인지 비가 오는데도 주차장은 이미

차들로 꽉 차 있었다

겨우 자리를 찾아 주차하고 높다랗게 솟은

전망대쪽으로 오니 엘리베이터를 타려는

사람들의 긴 줄이 늘어서 있다

두 대가 연신 오르내리니 생각보다  많이 기다리지 않고 24층이라 표시된 전망대에 올라갈 수 있었다



빙둘러 유리로 된 전망대에서 비 오는 바깥풍경을 보는 것도 나름 운치가 있었다

그곳엔 바닥을 강화유리로 깔아 아래가 훤히

내려다 보이는 곳이 있는데 신발을 벗고 그 유리

위를 걸어볼 수가 있었다

까마득히 내려다 보이는 곳으로 발을 내딛으려니 내 발은 마치 자석에라도 붙은 듯 바닥에서 떨어질 줄을 모르고 가슴이 다 벌렁벌렁거려

어찌나 무섭던지ㅜㅜ

이런 나를 보며 남편은 무섭냐며 자기는 하나도

안 무서운데 하며 나를 계속 이상하다고 한다




사위와 함께 한 손주는 무서운지도 모르고

계속 아래를 보며 유리바닥에 엎드리기까지

하는 걸 보노라니 내 오금이 다 저려지는 듯 하다  겨우겨우 테두리를 조심조심 밟아가며

사진 한 장을 얼른 찍고는 거기를 벗어났다




"휴~~우 살았네!"



내게 엄청난 고소공포증이 있는걸 새삼 알았다



거기는 대부도가 코앞이라 점심 때도 되었길래해변에 즐비한 식당들 중

적당한 집을 골라 들어가 바지락칼국수와 해물파전을 시켜 다들 맛있게 먹었다

비도 오는데다 배도 출출한 우리의 메뉴 선택은

신의 한 수였다

딸램과 사위도 바지락칼국수가 시원하니 맛있다고 하며 열심히 잘 먹는다



식당 바로 앞이 바다여서 갯벌에 나가 있는

사람들도 있고 갈매기에게 열심히 새우깡을

던져 주는 사람들도 보여 전망도 좋았다



식사를 마친 우리도 새우깡을 사서 해변으로

내려가니 기다렸다는 듯 갈매기들이 우리 주변으로 떼를 지어 몰려왔다



새우깡에 특화(?)된 요즘 갈매기들은 먹이를

찾는 수고를 예전보단 덜해도 된다고 생각하니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사위가 새우깡을 공중으로 던지니 잽싸게

공중에서 받아먹는 갈매기들을 바로 눈앞에서보며 손주는 그 짜릿함에 까르르  넘어갈 정도로

웃음이 그치질 않는다



돌아오는 길 실컷 웃고 놀은 손주는 사정없이

내리 누르는 눈까풀의 무게를  못 이긴 채

어느새 꿈나라로 갔다




짧지만 강렬한 대부도의 추억은 또 이렇게

한 페이지를 장식하였다!

시화달전망대
시화달전망대
시화달전망대
시화달전망대
시화달전망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