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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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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거짓말쟁이


BY 김효숙 2018-12-22

매년 년말이면  초등학교 망년회가 있다
일하는 사람에겐  외출할수 있는 일이 있으면 왠지 설레이고 기분이 좋아진다.
올해도 어김 없는 초등학교 친구들 망년회
일년을 보내는  행복한 돌아봄에 시간이다

고향이 안산인 내겐 사는 곳에서 두시간은 전철로 가야한다

우리집 근처엔 동창생 여자 친구가 하나 있다
그 친구는 5년전 뇌졸증으로 쓰러져 한발자욱도 걷지 못했었다.
친구들도 놀라서 병문안 오구  나도 놀라서 우리집 가까운 병원에 입원을 했기에
자주 찾아가기도 하였다
2년이 지나니 친구는 운동을 열심히 하여 조금씩 걸었다.

봄 가을엔 친구들이 바람쏘이러 차를 대전하여  놀러가는데
난 그 친구와 전철을 타고 안산을 갔다
나에겐 즐거운 외출이었지만   잘 걷지 못하는 친구와 함께 가려면 두시간 반은 가야했다
계단을 잘 못내려오니 붙잡아 줘야지
빨리 가야는데 시간도 맞추지 못하지  기쁨 보다는 힘든 마음이 ㄴ많았다

나는 오래 놀다오고 싶은데 친구는 어두워지면 힘드니까 얼른 함께 와야했다.
처음엔 안되기도 하고 그래서 같이 오기도 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마음은 점점 무거워졌다

유방암 수술을 하고 남이섬이나 법성포를 갔는데 함께 간 나는 옆에서 손을 잡아주어야 했다.
하필이면  수술한 오른팔을 잡아주니 저녁에  오면 팔이 아팠다.
점점 나는 동창회도 가기 싫었다.

몇번은  가지 않았고 여자 친구들은 모두 불편해 했다.
남자 친구들도 처음엔 서로 부축해주더니  나중엔  모두   눈 인사만 하면 관심이 없다.

나 혼자만 스트레스 받고 말도 못하고 짜증이 났지만 그래도 가까이 사는 친구인데
내가 챙겨줘야지 하다가도  맘이 힘들었다.

올해는 미안함에 같이 가자고 했다
지하철을 세번 갈아타고 가는데  정말 도로 오고 싶었지만 
문득   옛 생각이 났다.

올림픽 공원 앞에서 가게를 할 때 점심시간 지나면 공원에 가서 운동을 하였다.
내가 막 뛰어가는데  앞서 가는 아저씨가 중풍으로 걸음을 잘 걷지 못하고
지팡이를 짚고 걸었다.
나는  그 옆을 뛸수가 없었다.
내가 뛰어가는 모습을 보면  아저씨가  속으로 나도 저렇게  뛰어갔을 때가 있었는데 하고
얼마나 슬퍼할까 하는 마음에 천천히 걸어가다 언덕 을 너머  아저씨가  보이지 않을때
비로소 뛰어가던 생각이 났다.

잘 모르는 아저씨 마음도 헤아리고 그렇게 살았는데   사랑하는 친구가 아프니
조금 힘들다고 짜증내는 내 모습을 바라보며

 나는 거짓말쟁이야... 나는  천사인 척 하며  살았던게야
나는 속으로  정말 거짓말쟁이... 하고 소리쳤다.

반성을 하고는 마음을  가다듬고  늦으면 어떠리  그래 친구이잖아
예쁘고 노래 잘하던 내 친구 내 친구

반성하고 또 반성하고  친구를 아주 편하게 해주고  즐거운 동창회 망년회를
잘 마치고 돌아오니 기분이 좋았다.

만약에 나였다면 나도 얼마나 슬플까
빨리 걷지도 못하고 옛 친구들은 건강할때 내 모습 기억해주지 않고 지금에 나를 보며
귀찮아 하겠지   

그래 그래 힘들때는 힘들지 않았을 때를  생각해서 잘 참아내자

누군가 그랬지
기쁠때는 슬플때를 생각해서 조금 덜 기뻐하고
슬플때는 기쁠때를 생각해서 조금 덜 슬퍼하자고

너도 나도 나이를 먹으니 언제 어떻게 될지도 모르잖아 그치
사랑하는 친구야   미안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