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순이 솟고 꽃을 피우기 시작한 꽃쇠비름이 누렇게 변했다.
정원을 관리한다고 잡초제거 작업을 하는 사람들이 틀림없이 꽃쇠비름에 제초제를 뿌렸을 것이다.
벌써 세번째다.
제초제를 살포하는 것이 일인 그들의 눈에는 모든 풀이 잡초로 보이는 모양이다.
개 눈에는 뭣만 보인다니 탓을 한들 뭐하랴.
나는 꽃을 가꿀 때 모종을 사다 심는 경우는 드물다.
여기저기서 옮겨 심거나, 꺽꽂이 또는 씨앗으로 키우기를 즐긴다.
그렇게 키우면 비용도 적게 들고 대량으로 키울 수 있어서 좋다.
모종을 사다 심는 것과 달리 처음에는 볼품이 없어도 나중에는 오히려 자연스럽게 어울려 더욱 아름답다.
그런데 그것들이 다 자라기 전에 수난을 당하기 일쑤다.
하기야 나랑 같이 사는 남편도 내가 애지중지 키우는 꽂을 잡초라고 쑥 뽑은 것이 한두 번이 아니다.
꽃과 잡초의 차이는 무엇일까...
꽃과 잡초가 서로 다른 종류인 줄 착각하는 사람이 많다.
'어머, 이것도 꽃이 피네요!'...내가 흔히 듣는 말 중 하나다.
눈에 확 띄느냐 덜 띄느냐의 차이는 있지만 거의 모든 나무나 풀은 꽃을 피운다.
사람들이 자기 정원에 가꾸면 정원수와 꽃이 되고 아니면 들판이나 산에 널린 나무와 잡초가 된다.
그래서 꽃과 잡초의 구분은 정원사가 원하는 장소에 있느냐 아니냐로 구분한다고 한다.
맞는 말이다.
나도 아무리 이쁜 꽃이라도 다른 꽃이 자라는 장소까지 침범하면 가차없이 뽑아내 버릴 때가 많다.
때론 국화, 채송화, 봉선화, 과꽃 그 무엇이든 내가 원하는 자리에서 자라지 않으면 잡초가 될 수 있다는 말이다.
그나저나 나는 무슨 수로 제초제를 뿌리고 다니는 사람들에게 내 꽃을 잡초가 아닌 꽃으로 알게 할 수 있을까?
남편은 그들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해야 한다고 한다.
내 꽃을 원상회복 해달라고 요구해야 그들이 그런 실수을 반복하지 않을 것이란다.
그런 방법도 있었구나...싶다.
내 꽃은 모종을 사다 심은 것이 아닌데, 그들이 내 꽃을 어디서 구할 수 있을까...
원상회복이 아니고 그런 실수를 반복하지 않게 하는 것이 목적이니 난처하고 곤란하게 만들 수록 효과가 크겠지.
남편이 말하는 방법을 한번 써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