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참으로 요상하다.
하늘이 화가 났을까?
집에서 출발 할 때는 지난 밤에 내린 눈으로 온세상이 소복하니
탐스럽게 보기 좋았다.
전주를 향해 중간정도 달리니 이번엔 비가 군데군데 내린다.
전주에 도착할 즈음에는 무슨 태풍도 아니고 바람이 싸하게 콧등을
빨갛게 도장찍고 도망간다.
이런 날씨에도 불구하고 기다리던 전주여행은 가야만 했었다.
옆지기를 슬쩍 쳐다보며(날짜도 어쩜 이리 잘 잡으셨나요?ㅎ)
옷에 달린 모자를 뒤집어 써본다.
역시나 따뜻하니 한결 훈훈하다.
오목교에서 찍은 전주 한옥마을의 전경
평일이라 조금은 한적하다 싶은데
역시 멀리서 보는 걸로 다 안다고 하면 오산이다.
1930년을 전후로 일본인들의 세력확장에 대한 반발로 한국인들은 교동과 풍남동 일대에 한옥촌을 형성하기 시작했다.
이는 일본인 주택에 대한 대립의식과 민족적 자긍심의 발로였다.
1930년대에 형성된 교동, 풍남동의 한옥군은 일본식과 대조되고 화산동의 양풍(洋風) 선교사촌과 학교, 교회당 등과 어울려
기묘한 도시색을 연출하게 되었다. 오목대에서 바라보면 팔작지붕의 휘영청 늘어진 곡선의 용마루가
즐비한 명물이 바로 교동, 풍남동의 한옥마을인 것이다.(인터넷)
전주 한옥마을 초입의 태조로
역시나 외쿡인들도 우리나라 사람 못지않게 한복을 곱게 입고
사진 촬영하기 바쁘다.
한복대여점이 얼마나 많은지
대여를 해서 입은 학생들과 처녀, 총각들의 모습이 보기 좋았다.
나도 몇 년 전에 왔더라면 한복 빌려서 입어 봤을텐데
지금은 날씨탓에 마음까지 좀 닫혔나보다.
이래서 젊음이 좋다는 건데 말이죠..
걷다가 추워서 몸좀 녹이려고 카페에서 들어갔더니
건너편 '전동 성당'이 멋스럽게 구도에 잡혀 한 컷을 담았다.
한국 천주교 순교 일번지인 전동성당은
호남지방에서 가장 오래된 서양식 근대 건축물로
로마 레스크 양식과 비잔틴풍의 성당의 모습이 전주 한옥마을에 함께 있으니
동서양의 만남으로 보인다.
영화 '약속'에서 등장애서 더욱 유명해졌지?
박신양과 전도연의 연기도 참 좋았는데...
가는 날 성당에서 세례식 준비가 한창이어서 성전 안에는 들어 갈 수 없어서
조금 아쉬워 했었는데
때마침 오신 신부님이 먼 곳에서 오신걸 어찌 아시고
잠깐 들어가 보시라 해서 배꼽인사를 하고 들어가 보니
명동 성당과 분위기는 비슷한데 좀 아담해보였다.
이젠 성당을 가면 나보다 남편이 더 좋아한다...ㅎ
그마음 계속 되길 바래요~
그 유명한 전주 초코파이 본관!
선물용으로 한 박스 사고 군것질 용으로 블루베리 초코파이를
먹어보니 많이 안 달고 여운이 남는다.
서울에선 먹을 기회가 없었는데 택배도 가능하다는데
그렇게까지 주문해서 먹지는 않겠지만 하나 정도 먹으니
입안에 달콤함이 남아 좋으네
으음~~
내가 생각했던 전주 한옥마을과 딱 떨어지진 않았지만
서울의 북촌과 한국민속촌과는 또다른 한옥을 맛 볼 수 있는 지역이라 좋다.
남부시장에 가서
그 유명한 전주비빔밥이나 콩나물국은 먹지 않았지만
길거리 음식으로 유명한 육전과 삼겹살김밥, 새우요리는
길가는 행인을 붙잡는데 그 냄새만 맡아도 고소함이
콧끝에서 맴도네...
내가 처음으로 가 본 전주에서 1순위인 한옥마을을 잘 여행했다.
저녁을 먹은게 좀 안 맞았는지 밤에 고생은 했지만
낯선 곳의 여행의 즐거움과 설레임은 이유없이 좋아요~!
다음 여정을 꿈꾸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