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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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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끓여준 라면


BY 마가렛 2017-05-28

아침에 눈을 뜨면서 나의 몸상태를 살펴보니 뻣뻣하고 묵직하다.뇌에서 말하길

"일어나지 마.. 그냥 계속 누워있어.."하길래 늦장을 부렸다.

손가락이 아프고 팔꿈치 통증까지 있어서 팔을 움직이기가 힘들어 침대에서 일어나지도 못하고

남편에게 팔좀 주물려 달라고 청했다.

팔을 만져주며 걱정스러워하는 남편의 얼굴을 보며

"오늘은 더 심한것 같아"라고 했더니 내일은 무조건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아보란다.

나이가 드니 이제 여기저기 아프니 걱정이라며 안타까운 표정을 짓는 남편이다.

 

이런날은 한끼정도 건너뛰고 싶은게 사실인데 우리네 습관이 무서워서 어쨋거나 세 끼를 먹어야한다.

배달음식에 익숙하지 않지만 간단한 짜장면이라도 시켜 먹으려고 하니까

남편이 오래간만에 라면을 끓어준다고 계량컵을 찾는다.

두꺼운 냄비에 물을 붓고 라면과 스프를 함께 뜯어 놓은 남편이 통마늘과 떡국떡을 찾는데

떡꾹떡은 없어서 대신 계란라면을 청했다.

남편이 끓인 라면은 내가 끓이는 라면과 끓이는 방법이 좀 다른다.

라면물을 좀 적게 넣고 물이 끓으면 라면과 스프를 동시에 투하!

그러고나서 마늘과 계란, 대파를 조금 크게 썰어넣는다.그리고 라면 시간도 조금 짧게 잡는다.

솔직히 라면은 남편이 나보다 더 맛나게 끓이는 것에 한 표주고 싶다.

적당히 라면을 건져먹고 남은 국물에 아침밥 남은 것을 넣어 먹으니 역시나 아쉬웠던 2프로가 채워진다.

누가 제일먼저 라면에 밥을 말아먹는 것을 시도해 보았을까?

갑자기 궁금해져서 남편에게 물어보니 역시나 궁금해하다는 표정이다.

아마 없던시절에 라면만 먹기엔 양이 조금 부족하니 거기에 찬밥을 넣어 먹지 않았을까 추측해본다.

내기억엔 초등학교 때 라면값이 20원이었다.

라면의 원조격인 삼양라면이 그때는 정말 맛있었다.

라면땅도 맛있었고 '자야'라는 라면과자도 입맛을 다시게 했었는데 지금 같은 걸 먹어도 그때 그맛은 아닐게다.

남편은 고등학교 때 분식점에선 라면이 200원이였다는데 나는 고등학교 때의 라면 기억은 없네..

그때는 라면보다 빵을 더 맛있게 먹었나 보다.

라면에 김치만 있는 점심 식탁이지만 맛있게 잘먹어 배가 부르다.

설겆이까지 꼼꼼하게 해주는 남편에게

"역시 라면은 자기가 끓여줘야 맛있어~" 하면서 콧소리를 내니 씨익 웃는다.

오늘같은 날은 저녁도 해결해 주었으면 좋겠다.

외식을 할까?

배달을 시킬까?

저녁까지 남편에게 해달라고하면 너무 얄밉겠지?ㅎㅎ

아침에 빨래까지 널어주었는데 말이다.

 

그나저나 내일 병원에서 걱정되는 말은 없어야 될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