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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마지막 출근하다


BY 명랑소녀 2016-12-30

아침은 늘 바쁘다. 특히 방학을 한 요즘은 아이들 먹거리 마련하고 하루종일 어지릴거 생각해서 정리 좀 하면 시간은 더 동동... 

버스에 올라 화장 마무리하려는데 손끝에서 참기름냄새 난다. 아! 조심한다고 했는데....  상큼한 향수는 아니더라도 이러면 좀 그런데... 

 

 사카이 준코의 '저도 중년은 처음입니다' 책을 읽었다. 일본에 대한 약간의 저항감이 있어 일본인이 쓴 책 손이 안가는데 문득 제목에 낚여서 빌려봤다. 그것도 예약해서. 이 책을 쓸 당시 작가의 나이는 거의 50 전후일거 같다. 결혼은 하지 않은 전업작가이고.

 책 내용중 인상깊은 글귀

 '사람은 살면서 자신이 가장 빛났던 시절을 "본래의 자신"으로 받아들인다.초기 설정이 너무 높았던 까닭에 나중에 변화가 찾아오면 찾아오는 족족 당황하고 허둥거린다'    - 나 또한 그런거 같다. 작가는 미모를 두고 한 말 같은데 나 같은 경우에는 학벌이 그렇다. 시골 깡촌에서 능력안되는 부모님에 동생을 셋이나 둔 장녀 (그당시 그런 집 장녀는 살림밑천으로 산업체 갔었다)인 나는 당돌하게 대학가고싶어했고 기적적으로 한강이남에서 제일이라는 대학의 사범대 수석으로 들어갔다. 플랭카드 붙이고 읍내가 떠들썩했다. 그러나 그 영광을 끝으로 학벌이 내게 부귀영화를 주지는 못하고 그저 그런 삶을 살고 있다. 마음은 늘 그 학벌을 달고 다니는데 세상은 안그런...

 ' 미국의 대표적 유명 인사 캐네디 가문의 일원인 그녀가 주름을 관리하려 했다면 얼마든지 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것을 그대로 뒸다는 것은 바로 자신감이 있기 때문 아닐까. 나는 이대로 충분히 행복하다. 주름 따위에 좌우될 인생이 아니다. 본인 스스로가 이런 생각을 강하게 갖고 있기 때문에 주름을 그대로 둔것 아닐까'  - 어쩌다 삼십대부터 시작된 새치는 어느듯 반백을 만들고 한달에 한번 미용실 가지 않으면 할머니 소리 듣기 딱 맞다. 미간의 깊은 주름골짜기와 입가의 팔자주름은 아무리 봐도 익숙해지질 않는다. 살은 계속 불어 맞는 옷 하나 없고 사러 가도 잘 못 고르고. 그런데 내가 나에게 자신감이 없기 때문에 더욱 그런 것에 연연해하며 조바심을 내는 거란걸 작가는 꿰뚤어본다. 나는 중년은 단정하길 바란다고 생각하지만.

  인상깊은 대목 중 하나.   직장생활하며 최대 고민은 "어떻게 더 위로 올라갈 것인가" 인데,사람 위에 올라섰을 때 비로소 드러나는 성격이라는 것이 있다고 하는데~  : 진짜 겪고 있다. 하위직 있을 땐 전혀 그렇지 않은 사람이 위로 올라갈수록 인격이 드러나고 서태후가 따로 없는 그런.. 

 

 책이 담백하다. 잘 읽히고. 우리보다 20년 정도 산업화 먼저 겪으며 산 일본인들의 삶이 지금 우리에게 잘 맞는 부분도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