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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저편의 술래잡기 놀이


BY 라니안 2000-11-16

기억저편의  술래잡기  놀이


아버지가 쉬시는 일요일엔,

특히 엄마가 시장에라도 가신듯 집에 안 계시고 ,

동생들은 어찌된 일인지 하나도 보이지 않던 어린시절의 일요일......

나에겐 참으로 유별난 추억이 하나 있다.

집안이 적막해지면 아버지는 곧잘

" 우리 술래잡기 할래 ? " 하고 나를 꼬드기셨다.

나는 좋아라 깡총대며 아버지랑 가위 바위 보로 술래를 정했고 ,

그때마다 어찌된 영문인지 처음엔 꼭 아버지가 술래가 되셨다.

내가 어디에 숨든지간에 아버지는 나를 찾느라 아주 애쓰시는듯 하셨고 ,

아버지가 나를 찾았으니 그담에는 내가 술래가 되었다.

" 아빠 ! , 찾는다 ~~~~ "

" 아직도 ~~~~ "

" 찾는다 ~~~ "

" ...... "

휙 뒤돌아본 세상은 갑자기 텅 비어있었다.

빈 마당이 썰렁하게 눈에 들어오고 적막감이 흐르고 있었다.

살금살금 집안 여기저기를 찾아다녔다.

아무리 헤집고 다녔어도 아버지는 안계셨다.

갑자기 집안의 고요한 정적이 맘에 걸리고 무서움증이 일기 시작할때쯤이면,

"퐁~ , 퐁 ~ , 퐁 ~~~ ... "

마당 한가운데에 있던 우물속에서 연기가 올라오고 있었다.

살그머니 다가가 들여다보면

아버지는 깊은 우물 중간에 턱 버티고 앉으셔서

담배연기로 도넛모양을 만들어 우물밖으로 올려 보내고 계신거였다.

그런 아버지가 대단해보여 우물안을 들여다보다 저만치 까마득한 우물밑바닥에

시선이 닿으면 나는 기겁을 해댔었다.

그러면 아버지는 훌쩍 우물밖으로 나오시곤 했었는데.......

그렇게 아이처럼 천진난만하고 다정다감하던 아버지였는데 ,

몇달전 여동생 결혼식장에서 뇌졸중으로 쓰러지셨다.

결혼식 며칠전부터 아버지의 뇌졸중 증세가 역력히 보여 입원을 권유했건만

아버지는 동생손잡고 결혼식장에 가시길 고집하셨다.

억지로 식을 끝내고는 바로 엠블런스에 실려 가셨다.

몇달간 중환자실에서 생사를 오락가락 하시다가 천행으로 살아나셨다.

지금은 휴우증으로 약간의 치매 증세가 있으시다.

다시금 내 유년시절의 아버지가 되셔서는

자꾸 나를 보채신다.

" 라니야 ~ , 보고싶다 . 언제올래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