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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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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단상


BY 시난동 2024-01-07

일요일 단상



진공청소기의 소리가 싫어

아침부터 분주히 비 질을 하고났더니

두끼니 때가 훌쩍 지났더이다.


흐린 하늘에선 눈발이 날리더니

청소끝엔 해가 나와 집안을 밝혀주어

빨랫대를 볕좋은 쪽으로 끌어다 놨습니다.


겨울해는 지앙스러운게

십분단위로 위치를 바꿔댑니다.

사람의 마음도 저와같아 변덕이 죽처럼

끓어대는 때가 있답니다.

그걸 마음의 겨울이라 부르겠습니다.



보던 책을 다읽고, 책에  나온 김대례의

살풀이 음반을 찾아 꺼내들어,

숙취인지, 몸살인지 모를 무거운 몸을 

일으켜 천천히 들어봅니다.


두끼니의 때를 보냈지만 허기는 커녕

물조차 당기질 않는게, 제몸도 이제

겨울을 털어낼 준비를 하나 봅니다.


마음의 겨울또한 제 할일 다했다

여기고 물러가주길 청해봅니다.


이렇게 하루가 지나 갑니다.

이렇게 또 하루를 버텨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