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들 가슴 한구석 곱게 접어넣은
매캐한 추억한장 없으랴만
목탄처럼 굵고 진하게
그렇게 숨차게 적어 가다보면
언제일지 덜컥 하고 명치 끝에서 걸려 넘어오는
애끓는 핏덩어리 하나 있겠지
그걸 너라고 이름 짓고 애지 중지 키워 낼테다.
너는 그렇게 내게 오고 나는 그렇게 너를 알고
애끓는 기나긴 아픈 밤을 도대체
몇 밤이나 지새워야 했는지
나는 너에게 며칠 밤을 저 아메리카 침략사처럼
아프게 게워낼테다
사람아
누군들 애끓는 핏덩어리 한번
키워본적 없겠냐만
내게오고 나를 알고 난 후
걷잡을수 없이 커가는 너는
마냥 아이들이 그렇듯 몇밤이나
잠못자고 칭얼댔는지 나는 너에게
며칠밤을 장독위 한길 눈 만큼이나
무겁게 깨우쳐줄테다
사람아
또 그렇게 동짓밤 바람
가슴팍을 찔러오는 칼날같은
섬진강변에 나서 보자꾸나
곱게 분첩처럼 접어놓은 그리움 풀어
강물을 붉게 물들이고 그 가운데 함께 누워
난 너의 이름을 외쳐 보련다.
사람아
사람아
사람아